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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 너무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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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 너무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 윤가빈
  • 승인 2012.04.04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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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선도 프로그램 참여한 가해학생 사연

"부모님께 너무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지난 2월 A양(18)은 1년여간 후배들을 협박, 폭행 갈취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순창경찰서에 입건됐다.


당시 A양은 친구들과 무리지어 다니며 후배들이 버릇없다는 이유로 협박, 폭행, 갈취 등을 일삼았다. 이들은 지난해 10월까지 노래방, 초등학교 운동장, PC방 등으로 후배들을 5~7명 단위로 불러 협박, 폭행, 갈취 등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이 후배들을 괴롭히던 A양이 지난 2월부터 서서히 변해가기 시작했다. 순창경찰서에서 진행한 선도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서부터다.


지난 2월17일 선도프로그램 일환으로 강천산 등반을 했던 A양과 친구들. 극기 훈련쯤으로 생각했던 A양은 산을 오르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경찰과 청소년보호위원들에게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등반 이후에도 경찰과 청소년보호위원들은 꾸준히 A양에게 연락을 취했고 만남을 지속했다.
그리고 지난 달 17일, A양은 순창서에서 준비한 선도프로그램에 다시금 참여했다.


이날 A양과 친구들은 지난해 TV에서 방영된 ‘기적의 하모니’라는 다큐멘터리를 시청했다. 다큐의 내용은 가수 이승철씨가 김천소년교도소 수형소년 18명과 합창단을 꾸리는 내용이다.


강도, 살인, 방화, 특수절도 등 중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7개월간의 합창단 연습으로 서서히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A양과 친구들은 눈물을 지었다.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면서 스스로를 되돌아본 A양과 친구들은 ‘5년 후 나에게 쓰는 편지’를 적었다. 이 편지는 타임캡슐에 밀봉해 5년 후 다시 꺼내보기로 했다.


이날 선도프로그램이 끝나고 담당 경찰관에게 한 통의 문자가 왔다. 문자는 “수형소년들이 반성하는 모습이 크게 와 닿았다”며 “부모님께 미안하고, 이 같은 시간을 만들어줘 감사하다”는 내용이었다.


A양은 현재 성실한 학교생활을 보내고 있다. 또한 자신의 꿈을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예전과는 사뭇 다른 생활을 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 A양의 부모는 “처음 경찰에서 아이들을 교육시키겠다고 해서 거부감이 컸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아이의 내면적인 상처를 보듬어 주는 모습에 감동했고, 아이가 경찰서에 간다고 나서면 잘 다녀오라고 인사를 건넨다”며 웃었다.


선도프로그램을 진행한 김영이 경장은 “처음 사건 이후부터 A양과 수시로 연락하며 지낸다”며 “아이들이 점차 변하는 모습에 뿌듯하고,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 원하는 꿈을 이뤘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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