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자녀를 둔 임모씨(39)는 최근 아이를 태권도 도장에 등록시켰다. 학교폭력이 이슈화되자 내 아이도 집단 따돌림 등을 당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임씨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체력을 키우도록 6개월 정도 도장에 보냈었다”며 “최근에 학교폭력 문제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내 아이도 예외일 수 없다는 생각에 태권도 도장을 다시 보내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으로 학교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면서 무술도장이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전주시 삼천동의 한 태권도 도장은 최근 몇 달 사이 중고등학생의 수강생이 부쩍 늘었다. 평소 중고등학생은 한 달에 1명 정도가 등록했지만 지난 2일 하루에만 무려 5명이 등록했다.
9년째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관장 김모씨(35)는 “중고등학생 2명이 더 등록하기로 돼 있다”며 “중고등학생들의 숫자가 이렇게 늘어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고 말했다.
효자동의 한 합기도 학원도 최근 수강생이 20%가까이 늘었다. 초등학생들부터 고등학생까지 전 연령층의 수강생이 대폭 증가했다.
합기도 관장 양모씨(38)는 “수강생이 늘어나 좋기도 하지만 학교폭력의 이면이라는 생각에 책임감도 느낀다”며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말했다.
학부모들 또한 학원을 찾아 자녀들의 내성적인 성격을 고치고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길 바란다는 것이 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부분의 무술도장들은 이 같은 학부모들의 의견을 반영해 학생들의 학교생활 상담과 인성지도 등을 병행하고 있다.
인후동에서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고 있는 양모씨(31)는 “단순히 태권도를 알려주는 것을 떠나 학생들과 대화의 시간을 많이 갖고 있다”며 “대화를 통해 집단 따돌림, 학교폭력의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폭력 상담을 듣고 직접 해결해 준적도 있다”며 “학생들을 주로 상대하다보니 학교폭력과 관련된 상담 등을 많이 받는다”고 전했다.
학부모 김모씨(42)는 “아이가 무술도장을 다니면서 사교성도 배우고 자신감도 얻길 기대하고 있다”며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가정, 학교, 사회단체 등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윤가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