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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조성사업 마스터플랜을 만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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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조성사업 마스터플랜을 만들라
  • 전민일보
  • 승인 2011.04.0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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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시설 마련, 노선의 일관성 요구 등 체계적인 계획 절실

길은 저마다의 특색으로, 표정으로 시시각각 우리들에게 다가온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하며, 빛깔과 향기마저 제각각 다르다. ‘지리산 들레길’, ‘제주 올레길’, ‘소백산 자락길’, ‘강화 나드리’ 길, 그리고 ‘변산 마실길’ 등 친근한 이름의 길들이 저마다 다른 옷을 입은채 모두를 유혹하고 있다.
 온나라가 옛길을 찾느라 난리가 아니다. 사라져 버린 옛길을 찾는 것은 역사와 전통문화의 재조명 차원에서 아주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올까지 완성할 예정인 지리산 둘레길은 현재까지 주천에서 운봉, 운봉에서 인월, 인월에서 금계, 금계에서 동강, 동강에서 수철에 이르는 다섯 개 코스로 이뤄져 있다. 인위적으로 개발하고 조성한 관광단지가 아니라서 둘레길 곳곳에서 사람들의 삶과 생활의 현장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편의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관광객들의 불편이 날로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 지리산 둘레길을 찾은 탐방객은 1일 평균 2500~3000여명으로 지난 3월 대비 그 수가 10배 이상 늘어났다. 더욱이 본격적인 행락철을 맞아 지속적으로 탐방객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에 대한 대책이 소홀한 것으로 드러나 문제다.
 편의시설 마련 등 체계적인 계획이 절실함은 물론 길박물관조성 사업도 추진해야 좀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공론이다.
 도내에서는 삼남대로의 옛길 갈재길(9.3km, 전남 장성, 전북 정읍)과 풍경이 있는 가람길로 섬진강길(88km, 전북 임실, 순창, 전남 곡성, 구례), 그리고 근대의 역사길로 금강하구길(31.9km, 군산) 등 3곳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 탐방로에 선정됐다.
 이보다 앞서 고창군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에 도내 유일하게 ‘고인돌과 질마재 따라 100리길’이 선정돼 1억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여기에는 고창의 문화와 역사길을 따라 자전거도 타고 걸으면서 다양한 체험을 하고 지역의 역사문화를 배울 수 있는 박물관을 둘러 볼 수 있어 젊은층에게도 인기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선정된 탐방로에 대해서는 탐방로 조성, 유지관리에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신규시설 설치 등 물리적 조성을 최소화하는 한편 주변 환경과의 조화, 탐방지역의 특화된 주제발굴 등을 통해 문화적, 친환경적 탐방로 조성이 이루어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소통의 길, 치유의 길, 인생을 키우는 길, 재미있는 길을 만들기 위해 청소년여행문화학교 운영, 탐방로 보물찾기, 팸투어 등 다양한 걷기 이벤트를 마련하는 한편 선정된 탐방로 별로 스토리텔링자문위원회를 구성, 길 위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가야 성공을 담보할 수 있다.
 군산의 경우, 비단강길, 햇빛길, 큰들길, 구슬뫼길 등 도보로 둘러보는 이른 바 ‘군산 스토리 여행’ 코스를 개발하기도 했다. ‘둘레길, 마실길, 나들이길, 탐방로, 에움길…’ 전북도가 희망 근로 프로젝트 랜드마크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걷고 싶은 길 조성’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북도의 예향천리 마실길 사업은 100억원을 시작으로 2013년까지 2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계획이지만 각종 길의 노선이 일관성이 결여되고, 대중교통 연결 방안도 마련되지 않아 관광객들의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중 화장실 등 편익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데다가 노선 개발로 인한 이용객들의 안전성 문제도 또하나의 복병이다. 종합 대책의 수립이 없는 가운데 타 지역에서 성공한 만큼 우리 지역도 하자는 식의 안이한 방식은 그만큼 생명력이 떨어지고, 독특한 콘텐츠가 부족한 만큼 우선 길 조성 사업을 하고 후에 대책을 생각해보는 길 조성 열풍은 마땅히 수정되어야 할 것이란 (사)우리땅걷기 신정일이사장의 설명.
 물론 ‘걷고 싶은 길’은 전북의 다양한 문화, 역사, 자연 등의 콘텐츠를 한데 모아 이미지를 형성해야 하는 만큼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접근해야만 더욱 큰 효과를 낼 수 있을 터이다. 더 나아가 탐방로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통해 보다 쉽고 편리하게 탐방로를 찾고 즐길 수 있게 하고 걷는 길 문화 콘텐츠 지도를 제작, 단순한 관광지도를 넘어 지역 자원 해설, 걷기여행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 및 이야깃거리가 있는 지도를 통해 걷는 길의 문화 및 교육 콘텐츠화도 도모해야 한다.
 조선후기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대동맥은 9대로로 촘촘히 이어져 있었다. 중국의 사신이 오가던 의주로를 비롯 영남대호, 삼남대로, 관동대로 등 아홉 개의 큰 길이 바로 그것이다. 이 가운데 전북은 2개의 대로가 통과했다. 서울에서 차령고개를 넘고 여산을 지나 삼례를 거쳐 전주, 남원, 진주를 지나 통영에 이르는 제6로인 통영대로가 그것이며, 삼례에서 갈재를 넘어 해남 이진항에서 제주에 이르는 제7로 삼남대로가 그것이다.
 하지만 서울에서 문경새재를 지나 부산까지 이어진 영남대로 변에는 영남대로 옛길박물관이 들어섰지만, 2개의 큰 길이 지나는 전북은 아무런 조짐도 없다. 판소리 춘향전에 세밀화처럼 나오는 삼남대로와 통영대로의 길목인 삼례나 전주에 길박물관 건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우리땅걷기 신정일 이사장은 "전라북도는 제주나 지리산보다 접근성이 좋을 뿐만 아니라 모악산, 마이산, 내장산 등 역사문화자원이 풍부해 다른 지역과 차별화가 될 길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며 "그런데도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 이유는 자치단체들이 아름다운 우리 길을 알리는 방법을 모색하지 못한 만큼 길박물관 건립 등 창조적인 이벤트를 만들어 전북의 길을 나라 안에 널리 알려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고 말했다. 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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