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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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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
  • 전민일보
  • 승인 2010.12.0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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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겪는 일상생활은 무슨 일에든 관심을 가지거나 무관심하거나 하는 것으로 양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내년쯤으로 예정된 여행을 대비하여 전혀 생소한 미지에 대하여 공부를 한다면, 그것도 그곳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연평도 폭격에 잠을 설치는 이유는, 앞으로 정말 전쟁이 일어나는 것인지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때 다친 병사를 보고 눈물짓는 것은 자식을 군대에 보내놓고 있는 공통된 부모마음이며, 이것이 바로 관심을 가졌다는 증거다. 처남댁은 연평도에서 해병으로 복무중인 자식 때문에 잠을 못 이루는가 하면, 심지어 두통에 속병까지 들었다는 말이 헛말은 아닐 것이다.
 관심을 가진 사람은 그와 관련된 사물을 예사로 보지 않는다. 푸른 옷만 보아도 군대 간 아들이 어른거리고 날씨만 추워도 눈시울이 젖는 사람들, 이들은 다 관심을 가졌다는 증거다. 일기예보를 듣더라도 군대 간 아들이 머무는 지역의 일기에 촉각을 세우고, 교통사고가 났는데도 행여 그 지역인지 귀를 세우는 사람들은 모두 그곳에 관심을 두었다는 얘기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사소한 일에 관심을 두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은 아주 커다란 일에도 둔감할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아이슬란드의 화산폭발로 항공대란이 일어났어도 그냥 그런가보다 했던 사람들이 많다. 내가 그곳에 갈 일이 없고, 그곳에 살고 있는 일가친척이 없으니 전혀 공감하지 못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가까운 곳에서 홍수가 나거나 산불이 나도, 그런가 보다 하는 생각을 가지는 것은 한마디로 무관심에서 나오는 현상이다. 물론 요즘처럼 바쁘고 복잡하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언제 모든 일상사에 참여하고 살 수 있느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그것도 분명 무관심에서 비롯된 행동이다.
 그런데 이런 관심과 무관심 사이의 틈을 비집고 들어서서, 남의 생각을 관심 밖으로 돌리려는 사람들도 있다. 전쟁 중에 스파이를 보내서 거짓 정보를 흘린다든지, 작전 중에 위장을 하거나 다른 곳으로 유인하는 것들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이런 일들은 전쟁이나 아주 커다란 목적을 이루기 위한 때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사에도 무수히 일어나고 있다.
 중요한 선거가 있기 전에는 평화를 위협하고 안보를 장담할 수 없는 집단으로부터 어떤 행동이 일어나고, 사회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미칠 일이 벌어지면 그것보다 더 큰 반대성격의 일들이 일어나는 것이 그것이다. 이런 일들은 정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왜 하필 이런 때에 그런 일이 일어나느냐 하는 것에서는 의구심을 떨쳐낼 수가 없다.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예전부터 충분히 감지하였고 오랜 기간 동안 관심을 가지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일들이기에 더욱 그렇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그런 사실의 발표를 때 맞춰낸다는 것은 관심을 돌리려는 하나의 작전인 것이다.
 지난 가을 추석에 집중호우로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리기는 우리나라 일기예보사상 처음이라는 기사가 있었다. 언뜻 보면 우리나라 건국 이래 최고로 많은 비가 내렸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불과 몇 년 전에도 그런 집중호우가 있었고, 몇십 년을 거슬러보아도 그런 비는 종종 있어왔다. 그때 말하고자 하였던 것은 추석에 맞춰 그런 비가 내리기는 처음이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비가 많이 오는 것은 추석날이어서 중요하며, 하지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 않는가. 이들에게는 추석날 물난리를 겪는 사람들에게 미리 대비하지 못한 책임을 전가하고, 어쩔 수 없는 최악의 천재지변이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속셈이 숨어있었다.
 국가의 최고 권려기관에서 대포폰으로 민간인을 사찰하였다는 것과, 그것도 모두가 자신의 행동에 찬성하지 않는 사람들을 골라서 이루어졌다는 것은 공권력의 남용이며 정말 치졸한 행동이다. 이런 일들이 연평도 사건으로 조용해졌다. 한편에서는 영부인이 휘말릴 수도 있는 사안이 벌어지더니 이내 잠잠해졌다. 그리고는 세계 최고의 위력을 가진 항공모함이 서해에 뜨고, 바로 이어서 자동차분야에서 양보를 하는 내용으로 한미FTA를 재협상하였다는 보도가 있었다. 미국이 우리를 이렇게 지켜주는데, 우리가 미국을 믿지 못하면 누굴 믿겠는가 하는 의도가 드러나 보이는 대목이다. 문구를 수정하는 재협상은 없다고 호언장담을 하던 정부가 소리 소문도 없이 문구를 대폭 수정하는 재협상을 하고 온 것이다. 이렇게 말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는 사람들은 진정 국가와 국민을 위한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도 기싸움 중에 있는 토지주택공사 이전문제도 그렇다. 원래 분리되어 있던 두 기관이 통합되면서 본사이전과 산하기관의 이전사이에서 불거진 일이다. 이 문제를 놓고 주무 장관은 원래대로 두 지역에 분산하여 배치하는 것을 천명하였었다. 텔레비전에서 장관의 말을 들은 많은 사람들은 정말 소신있고 올바른 결정이다 하였었다. 그러다가 총리가 나와서 하는 말은 효율성을 고려한다면 일괄배치가 맞는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그런 효율성은 오래 전에도 검토되어 왔었으니 지금 와서 특별히 고려되고 있는 일은 아니다.
 나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인지상정이겠지만, 국가의 살림을 맡은 고위직 공무원이 어느 한 지역민의 관심을 들어준다면 그것은 바른 행동이 아니다. 더군다나 한 개인으로부터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리기 위하여 어떤 일을 벌인다면 그것은 결코 용납해서는 안될 일이다. 
내가 관심을 가져야 할 일은 나 개인에 관한 일이기도 하지만,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바로 오늘을 사는 국민으로서의 책무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한 호 철  / 한국농촌문학회 호남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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