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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죄(謝罪)의 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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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죄(謝罪)의 저편
  • 전민일보
  • 승인 2010.08.13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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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세계대전에서 중국이 일본에 승리한 것을 가리켜 참승(慘勝)이라는 표현을 쓴다. 연합국의 일원으로 승리는 했지만 중국이 치러야했던 인적·물적 피해가 너무도 참혹했기 때문이다. 일본에 대한 중국인의 적개심이 어느 정도였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장개석(蔣介石)은 일본군과 민간인에 대한 보복을 금지했다.
 똑 같은 전쟁피해에 있어 중국에 뒤지지 않는 나라가 있다. 바로 러시아(구소련)다.
유태인 600만이 학살되었다지만 러시아는 2000만이 살상 당했다. 
히틀러를 패배시킨 것은 나폴레옹의 경우처럼 러시아였다고 자부하는 그들의 얘기가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일까? 지상최대의 작전이라는 노르망디 상륙작전 조차도 조연급 정도로 밖에 인정하지 않는다. 러시아에게 전쟁의 승패는 스탈린그라드에서 파울로스로부터 항복을 받았을 때 이미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승리하기 까지 ‘몰로토프 칵테일(화염병)’로 탱크와 맞서야 했던 무명용사의 산화와 독일군에게 희생된 수많은 영혼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사살된 독일군 주머니에서 나온 젖가슴이 잘려나간 여전사 사진은 분노와 복수의 다짐으로 이어졌다.
 러시아는 독일여성에 대한 강간과 약탈을 방조 한 것을 넘어 조장하기 까지 했다. 러시아군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살한 독일여성만 5만에 이를 정도다.
 중국과 러시아중 과연 어느 쪽이 옳았던 것일까? 답은 없을지도 모른다.
 한일병합 100년을 맞아 발표한 일본 총리의 사죄 담화 어디에도 북한을 대상으로 한 언급은 없다. 북한도 일본의 식민지배를 당한 절반의 당사자임에도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담화에서 ‘한국’과 ‘한국민’만 거론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 가해자 일본으로 하여금 피해자 북한을 외면하게 하는 데 정당성을 부여한 것일까? 그것은 북한이 자초한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때문이다.
 일본인 납치문제다. 북한 당국자들은 물론이고 남쪽 일부에서도 일본이 우리민족에게 자행한 만행에 비하면 북한의 일본인 납치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항변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과연 그럴까?
우리민족이 일본에 대해 도덕성을 추궁할 수 있는 바탕은 우리 자신이 도덕적인 정당성을 가지고 있을 때 더욱 강력해질 수 있다.
 어떤 국가에서 전쟁도 아닌 평상시에 민간인을 납치하고 그 사실을 은폐·조작하려 한다면 그러한 나라를 어찌 문명국가로 인정할 수 있겠는가?
  북한 공작원이나 그 윗선의 책임자가 선조들의 복수를 위해 했다고 하는 논리는 치졸하기 그지없다. 고작 복수라는 것이 연약한 여학생을 납치해 가는 것이라면 선열들께서도 분노하실 일이다. 그로인해 일본이 저지른 죄과는 간데없고 북한의 파렴치함 만 남게 되다니.. 참으로 안타깝고 어이없는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납치 일본인에 대한 북한의 해명을 신뢰하고 싶다. 하지만, 그것이 진실이 되기 위해선 작은 거짓부터 있어선 안 된다.
  거짓은 거짓을 낳는 법.. 미국과 일본의 네오콘이 북한을 옥죈다는 한마디가 모든 것을 정의로 돌려놓을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개인의 도덕성은 그 개인을 규정하지만 국가의 도덕성은 그 속에 살고 있는 모든 구성원의 도덕성을 규정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 조총련 동포들이 일본인에게 조롱과 멸시를 받는다고 일본인만 탓할 것인가?
 사죄(謝罪)의 저편에 놓여 있는 북한은 남이 아닌 우리의 반쪽이다. 

장상록/완주군농기센타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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