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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送舊迎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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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送舊迎新)
  • 전민일보
  • 승인 2010.01.05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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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구영신(the old year out and the new year in)!
  예수 탄생에 기원을 두고 시작된 밀레니엄(Millennium) 시대, 두 번째 맞은 밀레니엄(2000년)을 얼마나 성대하게 기다리고 준비하였던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강산이 한 번 더 변해가고 있다.
  우리나라 속담에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다.’ 시대의 흐름에 비추어 본다면 10년이면 강산이 한 번만 변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시시각각으로 변해가는 요즈음은 시대의 흐름을 ‘쏜 살 같다’고 표현한다. 그렇다면 2009년은 두 번째 맞은 밀레니엄에서도 강산을 한 번만 더 바꾸는 것이 아니라 아예 유수같이 흘러 보내고 있음을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은 실감하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빨리 지나가버린 지난 10년을 돌이켜 생각하면 해 놓은 일 없이 바쁘기만 하였던 시간들로 기억된다. 그저 쉬지 않고 앞만 보며 걷고 달리기만 하였다. 잠시 멈춰 서서 심호흡하며 나를 뒤돌아 볼 겨를도 주지 못했다. 한마디로 나의 지난  한해는 유명무실(有名無實) 그 자체였다. 정말 바쁘기만 한없이 바빴다. 업무에 지쳐 집에 돌아오면 나는 어느새 녹초가 되어 있었다. 마음의 여유는 하나도 없었다. 지친 몸을 다스릴 틈이 없었다. 그저 시간은 흘러만 갔다. 나의 영혼은 메말라 갔다. 내 사랑하는 가족을 챙길 여유도, 내 고귀한 친구들과 우정을 쌓을 기회도 자꾸자꾸 빼앗겼다. 바쁘다는 미명하에……
  나의 이러한 삶은 비단 나에게서 그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직장인들이 겪는 일상적인 허구이다. ‘사오정’ ‘오륙도’ 시대가 지난 IMF 시대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요즈음 직업에 따라서는 퇴출의 나이가 오히려 점점 젊어지고 있다는 사실 앞에 서글퍼지는 심정은 어쩔 수 없다. 30대 중반의 젊은이들이 아직도 취업준비에 멈춰있는데 40대 중반에서 퇴출을 걱정해야 한다는 사실 앞에는 망연자실 할 수밖에 없다. 내 친구들은 벌써 ‘사오정’에서 걸렸고 ‘오륙도’에서 또 걸렸다. 노령 인구 증가시대에 젊은이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다는 것은 사회의 커다란 버팀목이다. 나는 오뚝이 같은 이 땅의 젊은이들을 바라보며 내가 힘들고 지쳐서 나에게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을지라도 사회의 젊은이로 내 나라 내 민족을 짊어지고 가는 작은 주춧돌이 되었음에 감사한다.
  루터 킹 목사는 ‘우리에겐 꿈이 있다’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격려하였다. 그래서 젊은이들은 넘어지고 또 넘어져도 좌절하거나 실망하지 않고 또 다시 일어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나는 이시대의 젊은이들에게 바란다. ‘얻어먹을 힘만 있어도 주님의 은총입니다.’라고 고백한 최귀봉 할아버지의 교훈을 공유하여 우리에게도 꿈이 있고 희망이 있음을 발견해보자고, 그리고 부디 작은 일에 분노하고 마음에 담아두거나 괴로워하지 말자고……
  2009년은 그렇게 훨훨 미련 없이 날려 보내고 다가오는 또 하나의 강산 10년의 첫해 2010년 경인년(庚寅年) 새해에는 작은 목표라도 알뜰하게 세워두고 그것을 향하여 하나하나 실현해 나감으로써 늘 푸른 소나무처럼 싱싱하게 그늘과 풍요를 나눌 수 있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하며 소망하는 모든 일이 다들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한 시인은 ‘송구영신(送舊迎新)’ 앞에 이렇게 말한다. ‘분명 청춘이 아님에도 늘 청춘인줄 알았다.’고 ……
 2009년 12월 세모(歲暮)에

김한수 / 전라북도교육청 장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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