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에서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고 있는 박모씨(40)는 최근 답답한 마음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추운 겨울, 뼈가 시리도록 일을 했지만 아직 200만원이 넘는 임금을 못 받고 있기 때문.
난방비 등 당장 돈은 필요한데 마땅히 구할 방법도 없어 애만 태우고 있다.
한때는 어엿한 PC방 사장이었던 박씨는 “사업실패로 절망에 빠지기도 했지만 가족을 위해서 힘든 노동일도 참고 견뎠다”면서 “언제 받을 수 있을지 기약도 없어 올 겨울은 어떻게 나야할지 답답하기만 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데이터베이스 관련 사업채를 운영했던 이모씨(36).
경기 불황과 주식 등으로 무일푼 신세가 된 그는 최근 전주 평화동의 노인복지회관 건설현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다시 시작해보자는 굳은 의지를 갖고 열심히 일했지만 돌아온 것은 절망 뿐 이었다.
그는 “150만원의 임금을 아직 받지 못했다”며 “관공서라서 임금은 제 날짜에 나오리라 생각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처럼 연말을 앞두고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한 근로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14일 광주지방노동청 전주지청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체불임금 발생액(누적분)은 총 230억 42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1억 6900만원 보다 증가했다.
체불사업장도 2734개소로 지난 2008년보다 153개소가 늘었고 체불근로자수도 7458명으로 700명 증가했다.
특히 현재 체불임금과 관련 처리중인 사건도 135건에 6억 1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체불임금 증가는 경기불황으로 인한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이 심해지고 있고 특히 건설경기의 악화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노동청 관계자는 “지속되고 있는 경기불황으로 임금 체불이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노동청의 무료구조서비스 및 체당금 지급 제도 등을 활용하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임충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