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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가 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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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가 주는 것
  • 전민일보
  • 승인 2009.10.19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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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가 매스컴을 점령한지도 오래되었다. 열이 나고 기침이 나면서 급기야 사망에 이르기까지 한다니 독하기는 독한 녀석인가 보다. 뿐만 아니라 폐스트나 AISD처럼 인류의 재앙이라는 말도 심심찮게 들렸다. 오죽하면 사람이 많이 모이는 행사를 취소하라고 할 정도일까. 정말 무서운 녀석임에는 틀림없다. 
회사에서도 점심시간에 체온조사를 하였다. 평소 같았으면 피해다닐 수도 있었지만, 이번처럼 식당입구에서 측정을 하는 경우는 달아날 방법도 없다. 게시판에도 문구가 나붙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는 가지 말고, 손을 씻는 것은 기본이라고 하였다. 사람들은 오늘 점심시간의 식당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일까 아닐까 궁금하다는 이야기들을 하였다.
언제부터인가 화장실에 수건이 없어졌다. 처음에는 청소하시는 분이 수건을 깜빡했는가 보다고 생각하였다. 다음날에는 청소하시는 분이 결근을 하셨다고 생각했었다. 그 다음날에는 근본적으로 수건이 부족한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러나 알고 보니 신종플루라는 녀석 때문에 공용 수건을 놓을 수 없었다고 하였다. 며칠 후 식당 입구에는 손을 소독하는 소독제가 보였다. 모든 것이 신종플루를 예방하자는 데 초점을 맞추어졌다.
그러더니 어느 날 화장실에 1회용 종이수건을 비치하였다. 예전에는 낭비를 줄이자고 사용을 자제하던 것들이었는데, 지금 다시 사용하는 것을 보니 신종플루가 정말 대단한 힘을 가졌나보다. 종이수건은 공용화장실의 손잡이를 잡을 때까지 사용할 수 도 있으니 정말 유용한 물건이었다.
그런데 인터넷에 올라온 글을 보니 톡톡톡톡 네 장을 뽑아서 사용한 사람이 있다고 한다. 무슨 큰일을 보는 것도 아닌데, 그냥 손을 씻은 경우에 두 장이면 충분할 것을 너무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물며 작고 어여쁜 손에 넉 장이라니 믿어지지가 않았다. 혹시 신종플루보다 네 배나 독한 녀석을 만나서 그런 것이었을까. 아니면 손가락이 스무 개인 사람이라서 그랬을까. 기왕 인터넷에 글을 쓰려면 그때 현장을 보았던 사람이 좀더 자세히 적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 가을이 되니 지역마다 각종 축제로 들썩인다. 얼마 전에 행사를 취소한다고 동네방네 소문을 다 냈었는데, 지금 와서는 행사를 해도 되는데 행사로 인해 발생하는 신종플루의 전염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겠다고 한다. 최근 들어서는 신종플루에 대한 두려움이 필요이상으로 과대 포장되었다는 공식발표도 있었다. 항간에는 신종플루가 여느 때의 독감에 의한 폐해만큼도 되지 않는 다는 말도 있었다. 
그렇다면 인류가 신종플루로 인해 심한 파멸에 이를지도 모른다는 말을 하여 다른 일을 할 수 없게 만든 사람들은 누구인가. 왜 그런 말을 하였을까. 모든 국민들에게 겁을 주고 공포에 밀어넣기 보다는, 상황을 명확히 알려주고 대책을 제시해주는 게 좋은 것은 아닐까.
왜 체온을 재는지, 수건이 왜 없어졌는지, 굳이 따지지 않더라도 그들을 믿고 그들이 계획한데로 따라가면 되는 그런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복잡한 세상에서 남의 의중마저 읽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신종플루가 또 하나의 불신을 쌓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한호철 / 한국문예연구문학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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