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영 대장(이하 고 대장)은 지난 11일 정상 등정을 마치고 캠프 3에서 캠프 2로 하산하던 중 캠프 2를 약 100m 앞두고 고정로프가 없는 10m 구간을 통과하던 중 추락했다.
다음 카페 ‘고미영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개설된 추모게시판에는 “한 떨기 붉은 꽃이 되어 흰 눈 위에 지워지지 않는 자취로 남았네”, “귀한 한 분을 또 먼저 보냅니다” 등 애도글이 쉼없이 올라오고 있다.
한국 산악계도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고씨와 함께 여성 산악인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였던 오은선씨는 큰 충격 속에서 구조작업에 힘을 보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 대장은 한국의 대표적인 여성 산악인으로 손꼽힌다. 그녀는 2005년 파키스탄 드리피카 등정을 시작으로 고산에 관심을 보였다. 2006년 10월 히말라야 초오유, 2007년 5월 히말라야 최고봉 에베레스트에 잇달아 올랐다. 지난해에는 히말라야 마나슬루를 무산소 등장했고, 올해에는 한 달 남짓한 기간에 히말라야 마칼루, 칸첸중가, 다울라기리를 오르는 괴력을 보였다.
고 대장은 낭가파르바트를 포함해 11개, 고 대장이 등정하기 직전 낭가파르바트를 오른 오 대장은 12개 등정을 마친 상태였다.
부안에서 상경한 아버지 고재은씨와 어머니 최부산씨 등 유족들은 현재 고씨의 언니 고미란씨의 서울 잠실 집에 모여 있다. 유가족은 아직 고씨의 죽음을 사실로 받아들이지 못한 채 현지에서 최종 주검을 확인하고 싶어할 정도로 충격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씨는 실족한 지 하루 만에 헬기에 의해 발견됐지만 구조 작업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족 대표들은 오는 15일 대한산악연맹, 코오롱스포츠 관계자와 함께 히말라야 현지로 떠난다. 미처 이루지 못했지만 고인의 꿈은 모든 산악인들의 가슴속에, 전북인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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