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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르포] 전공의 집단 사직 첫 날 “진료 못받으면 어쩌나”…불안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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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르포] 전공의 집단 사직 첫 날 “진료 못받으면 어쩌나”…불안감 확산
  • 한민호 기자
  • 승인 2024.02.20 1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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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외래 환자, 보호자 북새통
병원측 일정조율으로 진료 유지
수술실 40% 가동…업무 차질
환자들“앞으로가 더 걱정”우려
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한 전북대병원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업무 중단에 동참한 20일 오전 전북대 응급의료센터에 중증응급환자 위주로 응급실 진료가 이뤄지고 있다. 백병배기자

"당장은 별일 없겠지만, 앞으로가 문제죠"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병원 현장을 떠난 20일 오전 9시께. 전북대병원 본관 1층은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입원·외래 환자와 보호자들로 북적였다.

1층에 위치한 진료대기실과 채혈실 등에는 환자들이 북새통을 이뤘고, 차분하게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외래 진료를 위해 찾은 박모(60)씨는 "전공의 사직으로 예약이 취소될까 걱정했는데 예정대로 진료를 보게 돼 다행이다"고 말했다.

채혈실 앞에서 만난 이모(66) 또한 "암 수술을 받은 아내를 데리고 6개월에 한 번씩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다"며 "전공의들이 진료실을 떠났다고 해서 혹시라도 진료가 취소되거나 오래 기다릴 줄 알았는데 평소와 다른 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전북대병원은 전공의 파업 여파로 인해 진료에 차질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진료나 입원 일정을 조정한 탓에 대체로 큰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병원 곳곳에서 대기하던 환자와 보호자들은 앞으로의 상황이 어떻게 될지 크게 걱정하는 분위기다.

반면 마취통증의학과 통증치료실과 수술실이 있는 본관 2층은 한산한 분위기에 적막감까지 맴돌았다.

평소라면 수술 일정으로 꽉 차 북적였을 대기실도 이날만큼은 조용했다. 하루 평균 20건 가까운 수술이 이날 단 8건에 불과했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이날 병원 수술실이 평소의 40% 가량만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으나 전공의가 이탈하면서 당장 수술 업무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층 대기실에서 만난 김모(65)씨는 "다행히 이미 장모님 수술을 끝내서 전공의 업무 중단으로 인해 당장에는 미치는 영향은 없다"며 "그래도 아직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 같다. 입원도 해야 하는데 앞으로가 걱정이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보호자 이모(40)씨도 "경과에 따라 아버지가 수술을 받아야 될 수도 있는데, 전공의들이 없으니까 너무 불안하다"며 "아버지가 수술 받기 전까지 일반 병실에 있었는데 환자들 사이에서는 혹여나 수술을 받지 못할까봐 무척 걱정하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전북대병원 응급실 또한 어수선한 분위기 속 환자와 보호자들이 애타는 마음으로 진료를 기다리고 있었다.

응급실 문 앞에는 '중증응급환자 위주로 응급실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응급실로 향하던 한 환자는 안내문을 읽더니 "환자들만 죽어나가겠구만"이라며 쓴소리를 내기도 했다.

응급실로 사설구급차와 소방구급차들은 연이어 들어왔지만, 환자들 중 상당수가 경증환자로 분류돼 진료를 받지 못했다.

응급실 앞에서 만난 한 병원 관계자는 "당장은 의료진들이 업무 공백을 채울 수 있어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며 "문제는 상황이 장기화 됐을때다. 전공의 비율이 높은 대학병원에서 환자가 대규모로 전원이 이뤄지거나 진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이 공공병원으로 몰리면서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대병원 등에 따르면 전공의 189명 중 162명(86%)이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이날 오전 6시부터 업무를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민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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