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총선을 위한 ‘통합형 비례정당’추진을 위한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 추진단을 발족하자 군소 진보정당들이 의석 확보와 명분 사이에서 치열한 수싸움에 돌입했다. 야권에서는 민주당이 전략공천을 결정한 전주시 을에 대한 무공천 등 소수정당 의석 챙겨주기에 나설 수 있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전주시 을)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출마를 선언한 자리에서 “윤석열 검찰 독재를 탄핵하고 정권교체를 위해 민주당 힘 만으론 안된다”면서 “전주를 정권교체의 진원지로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지난해 상반기 민주당이 공천을 포기한 전주시 을 선거구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진보당 최초로 원내에 진출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진보정당을 위성정당에 끌어들이기 위해 강 의원의 지역구인 전주시 을을 비롯해 심상정 녹색정의당 의원이 현직으로 있는 경기 고양시 갑 등 선거구에서 후보를 공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주당의 전주 을 무공천이 현실화 되면 해당 지역구에서 20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비례)과 강 의원 간의 ‘민주당 없는 민주당 안방’ 격돌이 성사될 전망이다.

‘선명한 야당’을 표방하며 윤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는 강 의원과, 여·야의 ‘쌍발통 협치’를 표방하는 정 의원 중 어느 쪽이 전주 시민의 선택을 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대해 전주 을 지역구 출마를 준비해 온 최형재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은 “전주을의 경우는 이미 민주당과 진보당이 1, 2위를 다투고 있고 국민의힘은 아직은 좀 거리가 있는 것 같다”면서 “이 선거에서 그런 연합의 대상이 아닐 것이라고 보인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

비례 의석 배분에 대해서도 기 싸움이 관측된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비례연합 정당이 만들어지면 추천 인사들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은 결국 민주당의 시스템 안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 시스템에 의한 공천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용혜인 새진보연합 상임선대위원장은 지난 7일 “민주당과 소수정당의 의석을 모두 서로 번갈아 배치하자”면서 “민주당의 후보도, 소수정당의 후보도 국민이 직접 검증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진보정당 일각에서는 민주당과의 선거 연합에 부정적인 견해가 고개를 들고 있다. 정의당과 선거연합을 통해 녹색정의당을 출범시킨 녹색당은 전국위원회 명의의 성명을 통해 민주당과의 선거 연대가 “국민의힘의 칼에 맞서는 방패라는 명목으로 소수정당의 설 자리를 빼앗는 것”이라며 “녹색정의당은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 참여를 단호히 거부하며 거대양당의 폭거에 함께 저항하고 역사 앞에 떳떳하게 설 것을 천명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이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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