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대표 과일인 귤 가격이 무섭게 치솟아
-냉동 과일이나 편의점에서 ‘하루 컵 과일’ 정도 사먹을 것 같아
“전통시장과 대형마트를 가보면 요즘 과일가게에서 과일을 고르는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어요. 모든 물가가 치솟아 장보기도 무서운데 과일가격도 천정부지로 올라 과일 구매는 엄두도 내지 못해요.”
설 명절을 한 달 앞두고 딸기와 사과, 귤 등 과일값 상승으로 상인과 시민 모두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전통시장 내에서 과일을 파는 일부 상인들은 판매하는 것보다 버리는 것이 더 많아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비명이 터져나고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과일을 먹지 않고도 살수 있는 만큼 과일은 당분간 사지 않겠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대형마트 과일코너만 봐도 한 달 전 1만3,000원대에 판매했던 귤 3kg이 현재는 1.3kg에 1,300원대로 불과 한달만에 50% 이상 가격이 뛰었다.
과일값 상승은 실제 통계로만 봐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딸기 100g 평균 소매가격 2,139원으로 1년 전(1,979원)과 평년(1,762원)보다 각 8%, 21% 상승했다.
특히, 겨울철 대표 과일인 귤 가격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
제주 감귤출하연합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제주 노지감귤 5㎏당 도매가격은 평균 1만4,000원으로 뛰었는데 이는 감귤 도매가격 조사가 시작된 1997년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지난해 1월 8,000~1만원 수준이던 귤값보다 약 50% 급등했다.
9일 기준 감귤 소매가격은 10개에 4,333원으로 지난달(3,557원) 대비 21.81%, 1년 전(3,327원) 대비 30% 비싸졌다.
귤값이 이례적으로 비싸진데는 사과와 딸기 등의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귤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이유에서다.
사과와 딸기의 경우 지난해 여름 폭염과 폭우 등의 이상기후로 인해 작황이 부진해지면서 가격이 뛰었다.
비싼 과일값에 소비자들의 불만도 늘고 있다.
전주 서신동에 사는 양모(42)씨는 “와이프가 귤을 좋아해서 겨울만 되면 집에 귤 떨어질 날 없도록 쌓아두고 먹곤 했는데 이젠 귤도 ‘금귤’이라 그렇게 못할 것 같다”면서 “정말 먹고 싶을 때나 냉동 과일이나 편의점에서 ‘하루 컵 과일’ 정도 사먹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종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