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8 00:13 (일)
자본주의는 비만을 먹고 자란다
상태바
자본주의는 비만을 먹고 자란다
  • 전민일보
  • 승인 2023.12.21 0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만으로 산다는 것은 수많은 불이익을 감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는 대학 입학 이후 줄곧 살이 쪄있었다.

절정에 이른 것은 2008년 사업을 시작하면서 100kg을 훌쩍 넘어 2013년 급기야 120kg의 고도비만이 되었다. 사업을 하다 보니 잦은 음주와 스트레스로 살이 쪘다고 늘 변명하곤 하였다.

고도비만 최고경영자(CEO)는 사업을 하면서 수많은 오해와 편견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에게 ‘게으르고 불성실하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한 몸무게였다.

얼마 전 살을 40kg 넘게 빼고 나니 지금껏 느끼지 못했던 전혀 다른 세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껏 무심코 지나쳤던 식당, 제과점, 술집, 마트, 병원, 약국, 식품회사, 자동차회사 등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비만과 산업과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담배회사가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기존 흡연자가 더 많은 담배를 피우게 하는 방안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더욱이 최근에 담배를 끓은 사람들이 늘면서 담배회사는 신규흡연자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 된 것이다. 즉, 청소년이 담배를 피우고 중독되면 최소 50년 이상을 안정적으로 돈을 벌게 해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식당의 입장도 마찬가지이다. 고객들이 음식을 먹고 ‘맛있다’란 감정만 느끼면 안 된다. 음식의 맛에 중독되어 지속적으로 방문해야 안정적인 수익이 창출되는 것이다.

식당 주인은 고객이 과식하고 재방문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가미되는 것이 설탕, 소금과 감미료 등이다. 담배에 중독되듯이 설탕과 소금, 불포화지방에 중독되어야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게 된다. 이것은 식당주인의 선악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이다.

살이 빠진 후에 마트에 가보니 대부분의 식품들이 비만을 유도할 수 있는 설탕, 소금, 불포화지방으로 점철되어있는 것들이다. 그렇지 않은 것들은 생선, 야채 등 극소수에 불과했다. 과일이나 고기 종류도 당도를 높이고 불포화지방을 늘려 비만을 유도하는 작동을 한다. 과자, 라면 등의 식품을 말할 나위가 없다.

자본주의는 비만을 먹고 자란다. 달리 말하면 탐욕스런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사람들이 살이 찌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발전 자체가 잉여생산물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잉여생산물의 판매를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보다 많은 소비를 필요로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상체중을 가진 소비자가 많다면 자본주의의 성장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끓임 없이 광고 등을 통해 맛있는 음식과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추구하게 된다.

실제로 한 커피회사는 일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 과자에 커피를 함유해서 어린이들이 커피맛에 길들이게 만들었다. 이런 식의 마케팅이 우리의 어린 소비자들의 입맛이 길들여지게 만드는 작업들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아기 때부터 단맛, 짠맛, 불포화지방에 접하도록 끊임없이 광고와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다. 탐욕스런 자본주의의 보이지 않는 손이 우리를 비만으로 몰고 있는 것이다.

비만으로 이끄는 보이지 않는 손을 우리들이 깨달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정부도 어린이들이 단맛, 짠맛과 기름진 음식에 길들여지지 않도록 백방의 노력을 해야만 한다. 담배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듯이 기름진 음식들에 대한 제도적 장치들의 마련이 시급하다. 오늘도 수많은 어린 비만인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한승범 버네이즈 아마존출판대행 대표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2024 WYTF 전국유소년태권왕대회'서 실버태권도팀 활약
  • 군산 나포중 총동창회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 성황
  • 기미잡티레이저 대신 집에서 장희빈미안법으로 얼굴 잡티제거?
  • 이수민,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여자부 풀코스 3연패 도전
  • 대한행정사회, 유사직역 통폐합주장에 반박 성명 발표
  • ㈜제이케이코스메틱, 글로벌 B2B 플랫폼 알리바바닷컴과 글로벌 진출 협력계약 체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