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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고물가에 전통시장 시민 발길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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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고물가에 전통시장 시민 발길 ‘뚝’
  • 이정은 기자
  • 승인 2023.08.06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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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푼이라도 벌어야” 더위와 사투
선풍기에 의존해 보지만 역부족
상인들 ‘땀범벅’…이중고에 울상
농산물 품질 떨어지고 가격만 올라

 

"더워도 나와서 한 푼이라도 벌어야죠"

연일 이어지는 폭염과 고물가에 전통시장을 찾는 시민들이 줄면서 상인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4일 오전 찾은 전주 중앙시장.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에 시민들과 상인들은 연신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시장 안을 걸어 다닌 지 5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등에는 벌써부터 땀이 흘러 내렸다. 

시장 내에는 물안개 분사기가 힘껏 증기를 내뿜고 있었지만 35도를 웃도는 날씨에 더위를 막기란 역부족이었다.

장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은 주부 박모(62)씨는 "주차를 하고 걸어오는데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면서 "더울까봐 부채를 가지고 나왔는데 안 가져왔으면 큰일 날 뻔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은 아무래도 실내가 아니다 보니 덥지만 집 근처에 시장이 있어 대형마트보다는 시장에 와서 장을 보고 있다"며 "하지만 요즘 물가가 너무 올라서 장을 보기가 무섭더라"고 토로했다.

한 명의 손님이라도 붙잡기 위해 상인들은 지나가는 손님들을 부르기에 바빴다. 

건어물 가게를 운영 중인 한 상인은 "날이 더워서 손님들이 시장보다는 대형마트를 찾는 것 같다"면서 "그래도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잠시나마 시원하시라고 대형선풍기를 시장 통로로 틀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 종일 더위와 사투를 벌이는 상인들에게 선풍기는 필수품이었다. 찾아오는 손님이 없자 상인들은 말없이 선풍기 앞에서 연신 바람만 쐴 뿐이었다.

문제는 점포가 없는 노점상들이었다.

중앙시장에서 나와 도로가로 나오자 인도에는 물건을 팔러 나온 노점상인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인도마다 길게 늘어선 채소와 생선들. 전기조차 쓸 수 없는 노점상인들은 파라솔로 햇빛만 가린 채 흐르는 땀만 닦을 뿐이었다.

성당 앞에 자리한 한 노점상인은 "마늘밭에서 수확한 마늘을 집에서 손질해서 가지고 나왔다"며 "날이 덥지만 그래도 한 푼이라도 벌려면 나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풍기는 없지만)부채가 있지 않느냐. 이 부채가 내 선풍기다"면서 "땀이 흐르면 손수건으로 닦고 부채질하고 가만히 있으면 괜찮다"고 애써 미소를 지어 보였다.

과일을 팔던 한 노점상인은 “더위도 더위지만 최근에 비가 너무 많이 내리면서 과일들의 품질은 떨어지고 가격만 올랐다”면서 “제일 좋은 상품으로 가지고 나와 팔지만 오르는 가격을 잡기란 쉽지 않더라”고 토로했다.

한편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지난 4일 전주의 낮 최고기온은 36도까지 올랐다. 당분간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7일 도내 낮 최고기온은 33~36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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