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체험이 기부로 연결되는 행사가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지난 18일 오후 1시 전주한옥마을 내 경기전 정문 앞에서 세상을 바꾸는 신묘한 자판기 전시 및 체험행사가 마련됐다. 환경도 지키고, 유기견도 살리는 튀르키예 앙카라 공원의 착한 자판기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한 신묘한 자판기는 버려진 폐종이박스나 골판지를 활용해 환경, 돌봄, 불평등 등 다양한 주제를 재미와 의미, 기부까지 연결되는 이색적인 가치확산 활동이라는 게 주최한 문화통신사협동조합 측의 설명이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지역 내 복지, 환경, 교육, 예술 등 민·관이 협력했으며 폐종이박스를 수거해 환경, 문화, 놀이 3가지 주제로 15개의 자판기로 탄생시켰다. 해양쓰레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고래 먹이주기 자판기를 시작으로 탄소중립 채식 자판기, 전주의 역사를 알려주는 한옥마을 해설자판기가 있다. 또한 지진의 위험을 알리는 흔들흔들 자판기, MBTI 성향에 따라 고민을 상담해주는 자판기, 사진작가가 직접 찍어주는 인생 한방 자판기 등 다양하게 구성됐다.
신묘한 자판기 참가자는 일정 금액을 투입, 준비된 시나리오에 맞춰 즐겁게 체험을 하고 기부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이색적인 경험을 했다. 이날 오후 5시까지 진행된 신묘한 자판기에는 개인, 가족, 친구, 연인 등 약 1000명이 참여하여 90만 원의 기부금이 조성됐다. 조성된 금액은 세이브더칠드런을 통해 튀르키예 지진으로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에게 전달 될 예정이다.
행사에 참여한 10대 방문객은 “처음에 온라인 기사를 통해 튀르키에 상황을 처음 접하고 나서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오늘 행사를 통해 더 자세히 알게 됐다"며 "작은 돈이라도 제 이름으로 기부가 되니까 너무 뜻깊은 것 같다. 이렇게 기부를 하니 즐겁고 신선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행사를 기획·운영있는 문화통신사협동조합 유천운 팀장은 “우리는 자판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 문제의 본질은 우리 삶의 전환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술 없이 사람과 사람이 종이 박스를 가운데 두고 서로 만나고, 공감하고, 확산하는 이 활동이 매우 의미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튀르키예에서 만들어진 착한 자판기에서 착안해 만든 신묘한 자판기로 튀르키예 주민들을 도울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앞으로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로 환경, 청년, 동물보호 등 우리가 처한 문제를 올바르게 바라보고 함께 손을 잡을 수 있는 새로운 자판기를 만들고 활동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김영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