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기 불황으로 웬만하면 병원 이용을 자제하는 바람에 환자가 급격히 줄어들어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네 의원이나 소규모 병원들은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가 대형 병원보다 훨씬 높아 불이익을 받고 있다.
신용카드 업계에 따르면 현행 의료비 카드 결제 수수료율은 카드사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최고 3.5%에서 최저 1.5%에 이르러 최대 2.0% 포인트의 차이가 나고 있다.
신용카드사들은 매출 규모에 따라 수수료 요율을 차등 적용해 큰 병원은 낮은 요율을 책정해 혜택을 보지만 작은 병·의원은 높은 요율을 책정해 상대적인 손해를 입고 있다.
매출 규모가 큰 대형 병원은 환자들의 이용이 많아 진료비 수입이 큰 데다 카드 수수료까지 낮아 혜택을 보지만 소규모 병·의원들은 환자수가 적어 진료비 수입이 낮은데다 카드 수수료까지 높아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연말 정산시 세금 공제 등 세제 혜택과 카드사의 포인트 적립 등 메리트가 주어지고 결제액이 5만원 이상되면 할부가 가능하기 때문에 대부분 카드 이용을 선호하고 있다.
요즘엔 경기침체 여파로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사람들이 많아 몇 천원도 현금 대신 카드로 결제하는 바람에 소규모 병·의원들은 수수료 부담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우수 고객 확보를 위해 매출 규모가 큰 대형 병원은 수수료율을 낮춰주는 반면 매출이 적은 병·의원들은 수수료율을 인상하는 양극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카드사들의 수익추구를 앞세운 영업전략을 나무랄 수는 없는 일이나 상대적 혜택을 많이 보는 대형병원보다는 불이익을 당하는 중소형 병·의원의 수수료율을 인하해 경제적 논리보다는 약자를 배려하는 아량이 필요하다.
중소형 병·의원은 의료체계의 기초이다. 기초가 무너지면 의료시스템 전체에도 그 파장이 미친다.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병의원을 위해 카드 수수료율 인하에 업계와 관련 당국이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세워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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