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도청 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조진호)은 ‘도민을 외면한 도의원을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통해 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들이 도 집행부에 대한 상호주의를 망각하고 막말을 일삼는 등 자질이 의심된다며 맹비난했다.
노조는 “견제와 균형이라는 의회의 본 모습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민의의 대변자임을 자처하면서도 예산에 대한 깊이 있는 질의나 고민은 찾아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성과금 지급관련 노조게시판에 게재된 비판성 글을 대해 시종일관 호통과 질책을 일삼았고 집행부를 하대하는 비상식적인 발언을 연출하다가 급기야 예산안 심의를 마지막 날로 연기시켰다”고 도의회를 정면으로 비난했다.
노조는 “도의회는 노조에 대한 부당한 간섭 중단과 노조에 사과하고 재발 방지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도의회와 의원에 대한 의정활동 평가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도의회 행정사무감사 당시 모 의원이 "개별 업무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돼야 할 성과상여금이 6급 이하 공무원들에게 일괄적으로 재배분됐다"고 지적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노조 홈페이지에 기린봉이라는 아이디의 노조원이 "성과급제도에 대한 이 의원의 지적은 성과급제도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며 대법원 판사들마저 성과급을 계급순으로 지급하고 있다고 현 상황에 대해 설명하면서 더욱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다음날 도의회 행자위는 예산심의 과정에서 성과금과 노조 홈페이지 글에 대한 지적으로 상당 시간을 할애했고 글의 삭제를 노조에 요청, 27일 아이디 기린봉의 글이 삭제 조치됐다.
그러나 다음날인 28일 또다시 익명의 인물이 노조 홈페이지에 일부 행자위원을 비난하는 글을 올려 이경옥 행정부지사가 행자위에 출석,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 추궁을 받았으며 급기야 예산안 심의가 2일로 미뤄졌다.
도의회의 한 의원은 노조의 주장과 관련,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지적한 정당한 의원의 의정활동이었다"며 "이번 성명은 의원들의 정당한 의정활동을 위축시키고 방해하는 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고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도의회 행자위는 조만간 대책회의를 열고 도의회의 입장을 내놓을 방침이어서 주목된다.
윤동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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