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기온이 30도를 웃도는 7일 낮 시민들은 때 이른 더위를 피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날 익산 영등동의 한 근린공원에는 사람들이 모여 신발을 벗고 연신 부채질을 하기 바빴다. 노인들은 나무그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고 몇몇은 정자에서 얼굴에 모자를 덮고 달콤한 낮잠을 자고 있었다.
강아지와 산책을 나온 여성은 정자 모퉁이에 앉아 휴대용 선풍기를 얼굴에 대고 땀을 식혔다. 주말을 맞아 어머니와 함께 공원에 나온 아이는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 채 개미를 쫓는다며 풀숲을 서성였다.
익산 시민 이모(33)씨는 “저번 주만 해도 아침, 저녁에는 바람이 찼는데 요 며칠사이 날씨가 갑자기 더워졌다”며 “오늘도 집에 있다가 시원한 카페에 가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공원을 벗어나 거리로 접어들자 우산이나 양산을 쓰고 걷는 이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더운 날씨임에도 햇빛을 피하려 긴 소매를 입거나 모자, 선글라스를 착용한 시민들도 간혹 있었다.
상점들은 시원하게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에어컨을 가동했고 건물 뒤편의 실외기들은 큰 소리를 내며 뜨거운 바람을 내뿜고 있었다. 인근에 위치한 한 아이스크림 가게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들른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가게 앞에 서 있던 한 무리의 학생들은 모두 손에 휴대용 선풍기를 들고 목에 바람을 쐬고 있었다. 길 옆 주차된 차량에 올라타던 한 시민은 “찜질방이 따로 없네”라고 말하며 서둘러 창문을 내렸다.
이날 익산의 낮 최고기온은 30도에 육박했다. 지난 4일 순창 지역에 도내 첫 폭염특보가 발효된 이후로 계속해서 낮 최고기온 30도 안팎의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폭염주의보는 하루 최고 체감온도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을 넘길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날 낮 최고기온은 무주 32℃, 전주·완주 31℃, 남원·임실·순창·익산 30℃ 등이다.
기상지청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빠르게 폭염이 찾아왔다”며 “한동안 30도를 웃도는 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세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