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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교육청, 폭우 속 ‘캠프’ 강행…‘안전불감증’이 학생·교사 고립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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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교육청, 폭우 속 ‘캠프’ 강행…‘안전불감증’이 학생·교사 고립 자초
  • 소장환
  • 승인 2006.07.12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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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일부 학교가 지난 10일과 12일 사이에 태풍경보와 장마로 인한 호우주의보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야외캠프나 등교를 강행하면서 학생들의 고립이나 실종사고 등을 자초했다는 거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고창교육청은 관내 폐교를 활용한 체험학습·야외캠프 활동 시설인 ‘삼인학습원’을 운영하면서 태풍경보에도 불구하고 미리 짜여진 일정을 핑계로 무리한 캠프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나 안일한 교육행정은 물론 ‘안전 불감증’을 그대로 드러냈다.

지난 11일 고창여중 2학년 학생 약 160명과 교사들은 삼인학습원에서 야영을 하다가 폭우로 인해 인근 하천이 불어나면서 오후 11시께 학습원 1층이 침수되면서 3시간 가량 고립됐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점점 물이 차 오르자 2층으로 대피한 채 휴대폰을 통해 집과 119에 구조전화를 했고, 현장에 출동한 고창소방서 구조대가 모두 구조해 안전하게 귀가조치시켰다.

고창소방서 관계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출동장소가 저지대는 아니지만 폭우가 오면 침수 위험이 이는 지역”이라면서 “폭우로 평균 무릎이상까지 물이 차오른 상황이었으며, 진입로 부근은 침수 깊이가 깊어 건물에 접근하기 위해 보트를 동원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다행히 점차 빗줄기가 약해져 위험한 상황은 모면할 수 있었다”면서도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캠프를 중단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해당 학교 관계자는 “불상사가 없어 다행이다”면서도 “교육청에서 야영장의 일정을 변경할 수 없다고 해 부득이하게 캠프를 할 수밖에 없었고, 이 야영장보다 좋은 곳으로 가고 싶지만 교육청 협조요청 때문에 이용하게 됐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12일 고창교육청 학무과 박수훈 장학사는 이 문제에 대해 “아무 일 없이 지나갔는데 도대체 뭐가 문제냐”면서 “1개월전에 미리 짜여진 일정을 어떻게 하란 말이냐”고 오히려 따졌다.

게다가 박 장학사는 “태풍 경보나 호우주의보 문제를 왜 교육청에 따지냐”면서 “폭우는 11일에 왔고, 학생들은 10일 저녁에 입소했는데 태풍 경보가 내릴지 미리 어떻게 아느냐”고 주장했다.

뿐만아니라 그는 "아무 일도 아닌데 학생들이 휴대전화로 집과 119에 전화를 하면서 난리법석을 떨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방방재청은 10일 오전 10시에 태풍 ‘에위니아’에 대한 경보를 발효하고, “많은 비가 동반하니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안내문자까지 이미 휴대폰에 발송했었다.

아울러 태풍 이후에는 오후 5시부터 장마로 인한 호우주의보가 이어졌기 때문에 고창교육청은 11일 오전중에만 캠프를 중단시켰어도 한밤중에 폭우로 인해 교사와 학생들이 고립되는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앞서 태풍 ‘에위니아’의 북상으로 태풍경보가 내려졌던 10일에는 남원 운봉초에서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1학년 학생 전모(7)군이 덕산저수지 인근에서 하천에 휩쓸려 실종됐으나, 12일 현재 찾지 못하고 있다.

결국 교육행정 당국의 ‘안전불감증’이 애꿎은 어린 학생들의 재난사고를 초래한 꼴이 됐다./ 소장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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