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총기탈취 사건’ 발생 7일 만에 범인이 검거됐다. 제2의 범행이 이뤄지기 전에 붙잡아서 무척 다행스럽다. 범인 조모씨는 금속공예과 대학원까지 졸업한 금속 액세서리 디자이너 겸 사업가였다. 치밀하고 잔인한 범행수법과 달리 고장 난 것이 있으면 묵묵히 고쳐주는 착한 이웃이었다고 한다. 그런 조씨가 해병초병을 죽이고 총기를 빼앗은 것은 생활고 때문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보증금 300만 원에 월세 25만원 하는 다세대주택 반 지하에 살고 있으나 월세가 8개월이나 밀려 보증금이 100만원 밖에 남아 있지를 않을 정도로 곤궁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는 전라도의 W대학 보석세공학과를 졸업 한 뒤 서울K대금속공예과 대학원에 진학, 졸업을 한 전도유망한 청년으로 간주 될만한 청년이었다. 고개 떨 구 고 서있는 조씨와 오늘 우리가 처한 현실이 오버랩 된다. 한집 건너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빈둥빈둥 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청년실업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배울 것 다 배운 아들과 딸들이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다면 설사 생활이 어렵지 않는 가정일지라도 전 가족의 마음이 편할 수가 없다. 이처럼 실업은 전 가족을 피폐하게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것이다. 사람은 저마다의 소질을 타고 남으로써 맡은바 소임을 다할 수가 있는 것이다. 자기의 소질을 펼칠 수없을 때 사람은 때로는 좌절하고 절망감에 빠져 들게 되고 급기야 범죄를 저지르고 싶은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게 된다. 일자리는 그래서 사회 안정망이기도 하다. 대선 후보들마다 공약과 정책이 대규모 개발이나 대형프로젝트 위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큰일을 만들어야 자리도 생기는 것은 모르는바 아니지만 서민과 민생분야, 지역경제 정책에 대한 관심은 소외당하고 있다.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젊은이들이나 이들 가족들이 절실히 바라는 것은 거창한 청사진이 아니다. 서푼 일망정 월급 받고 일터로 나가는 것이다.
저작권자 © 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