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6월 대우자동차로 출발해 군산시 소룡동 앞바다를 매립한 129만㎡의 광활한 부지에 들어선 한국지엠(GM) 군산공장이 23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지난해 5월 31일 문을 닫은 GM군산공장은 지난달 29일 엠에스오토텍 중심의 MS그룹 컨소시엄에 매각됐다.
오는 6월 본 계약을 앞두고 있지만 잔금 등 절차상 이행과정만을 남겨둬 더 이상 GM군산공장의 명칭은 사용되지 않는다. 1998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대우자동차 군산공장은 지난 2002년 10월 'GM DAEWOO'로, 다시 2011년 3월 '한국지엠주식회사'로 변경됐다.
MS그룹 컨소시엄은 연간 27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최신식 자동화 생산 시스템에 주행시험장을 갖춘 군산공장에 매각대금 등을 포함해 초기생산시설 구축에 2000여억원 투자할 계획이다.
군산은 전북경제의 핵심이자 전부수출의 전진기지이다. 지난 2009년 문을 연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GM군산공장은 전북 수출액의 43%까지 점유할 정도로 전북경제의 동력이었다. 지난 2017년 7월 군산조선소에 이어 2018년 5월 군산공장 폐쇄는 전북경제의 위기였다.
군산은 물론 전북경제 성장을 주도해온 군산발 경제위기는 전북경제를 뿌리째 흔들었다. 2개 대기업이 문을 닫으면서 군산인구의 30%인 7만여명의 종사자와 가족들의 생계가 위협받는 상황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정부는 군산을 산업·고용위기특별지역으로 지정하는 등 각종 정책을 내놨지만, 공장재가동의 실질적인 해법이 제시되지 않으면서 각종 경제지표에서 군산은 심각함을 더해갔다. 다행히 10개 월만에 군산공장이 새 주인을 찾았다.
당초 지난 2017년 7월 가동이 중단된 현대중공업 재가동이 더 빠를 것으로 예상할 정도로 GM군산공장의 새주인을 찾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계열순위 300위권의 중견기업인 엠에스오토텍이 주도하는 MS그룹 컨소시엄이 나타나 희망의 불씨가 다시 살아났다.
윤동길기자
[군산공장 연혁]
▲1994년 6월 : 대우자동차 공장 기공식
▲1996년 12월 : 누비라 양산개시
▲1997년 4월 : 대우자동차 군산공장 준공식
▲2002년 10월 : 지엠 대우(GM DAEWOO) 출범
▲2002년 11월 : 라세티(LACETTI) 양산개시
▲2007년 2월 : 라세티 디젤 양산
▲2010년 10월 : 쉐보레 올란도 양산(수출)
▲2011년 3월 : 한국지엠주식회사→쉐보레
▲2012년 7월 : 2013년형 올란도 출시
▲2018년 2월 : 폐쇄 결정
▲2018년 5월 31일 : 폐쇄
▲2018년 9월 : 군산공장 매각 결정
▲2019년 3월 29일 : MS그룹 컨소시엄 공장 인수
1996년 6월 대우자동차로 출발한지 23년만에 새주인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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