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가 향후 30년을 내다보고 초대형 국책사업 발굴에 나선 가운데, 수년째 계속된 ‘기승전 새만금’논리를 얼마나 극복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올 국가예산에서 새만금을 제외한 도내 주요 SOC는 3224억원(2.5%)이나 줄어들면서 실현가능한 ‘포스트(post) 새만금’이 발굴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지난 12일 전북도는 Post새만금, 국책사업 발굴을 위한 ‘전북 혁신성장·미래비전 기획단’ 추진상황 보고회를 열었다. 보고회는 행정·정무부지사 공동주재로, 전북연구개발특구 본부장 등 국책연구기관장과 출연기관장, 대학산학협력단장, 실과 시군 관계자 등 70여명이 참석하면서 규모 있게 진행됐다.
앞서 기획단은 도내 10개 출연기관장을 중심의 산업별 TF를 꾸려 현황과 사업 비전·추진방향을 분석했고, 이날 전문가, 시·군의 공유와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다.
먼저, 전북도 여건 전망에선 강점(S)으로 농생명기반 우수, 탄소산업 선도, 사회적 경제기반 우수 등이 꼽혔다. 약점과 위기 요인으론 생산가능 인구 감소와 주력산업 쇠락, 차세대 성장산업 부재, 국가간·지역간 경쟁이 심화되는 것들이 지적됐다.
각 산업별 TF에서 제시한 산업별 주요 사업으론 ▲농식품=새만금 농식품 수출물류단지 조성, 친환경 생산단지 스마트팜 구축, 효소산업화센터 구축 ▲미래신산업=지능형 에이전트 이동체 거점조성, 에너지 신산업 허브 구축 등 ▲기계부품산업=농기계 자율주행 실증기반 구축, ICT 기술융합 작업안전·원격제어 기술개발 ▲문화콘텐츠=새만금 ICT융복합 랜드마크 조성, 새만금 해양테마수족관, 스포디움(스포츠+스테디움) 조성사업 ▲금융산업=전북금융센터(JBFC) 건립, 농생명 바이오거래소 설립, 연기금 전문대학원 설립, 농생명 창업 벤처 펀드 조성 ▲SOC=국제공항 건설, 전북권 광역철도 구축, 복합환승터미널 구축, 미래교통수단(신교통수단, 하이퍼루프) 도입 검토 등이다.
그러나 여전히 ‘새만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새만금 안을 채우는 사업들은 ‘게임시티 조성’, ‘국제의료관광 허브’, ‘U-CITY도입’, ‘국제상품거래소 설립’, ‘교육도시 조성’, ‘신항 식품전용항만 특화 검토’ 등 이미 차고 넘친다.
10여년 전부터 해마다 전북연구원 등이 수천만원의 혈세를 들여 기본구상 용역 등을 다 끝내놨지만 ‘여건변화’ 탓에 빛도 못보고 사장됐다.
조(兆) 단위의 대형 국책사업은 용담댐 건설과 새만금 사업 등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어 민선 4·5기도 고민했지만, 발굴엔 실패했다. 이후 민선 6기들어 전북은 ‘삼락농정’을 기치로 농생명 기관이 집중된 ‘혁신도시’를 활용한 새로운 도약을 준비했다.
하지만 전국 10개 혁신도시의 특화사업 속(전남-에너지밸리 등) 전북의 우위를 점하기란 쉽지 않다. 탄소산업 역시 경북과 공동추진으로 지역만의 산업을 만들어 가기에는 한계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광주만 봐도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란 야심 찬 청사진을 내걸고 국비를 빨아들이고 있다”며 “공무원들의 고질적인 ‘복지부동(伏地不動)’과 ‘떠넘기기식 일처리’에서 벗어나 ‘꼭 해야 한다’는 간절함으로 사업 발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북 혁신성장`미래비전 기획단’은 남은기간 동안 5년단위 실현가능한 사업, 중장기적 사업 등을 산업 TF별 정책토론회, 세미나 등을 열고 ‘전라북도 혁신성장 미래비전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김병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