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으로 범행을 하면, 증거가 남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군산에서 발생한 알몸 절도사건 피의자가 붙잡혔다.
‘군산 알몸 절도사건’을 수사 중인 군산경찰서는 지난 1일 오후 A군(17)을 긴급 체포해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일주일 만이다.
A군은 지난달 25일 오후 8시 58분께 군산시 나운동에 위치한 미용실에 침입해 금고에서 현금 17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군은 창문을 통해 들어간 뒤 화장실에서 옷을 벗고 알몸 상태에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머리에는 검은 비닐 봉투를 썼고, 손에는 위생용 장갑을 착용했다.
군산경찰서는 화면 속 용의자를 10대로 추정하고 검거에 나섰다. 하지만 CCTV 상으로는 신원파악이 불가능했을 뿐 아니라, 건물 외부에도 CCTV가 없어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결정적인 단서가 나왔다. A군이 무심코 신고 있었던 슬리퍼였다. 단서를 확보한 경찰은 미용실 인근에서 A군이 신었던 슬리퍼로 추정되는 족적을 찾아냈고, 이후 A군과 비슷한 체격 조건의 10대 남성을 찾는데 주력했다. 그리고 지난 1일 미용실 인근 아파트에서 A군을 붙잡았다.
경찰에 붙잡힌 A군은 “미국 드라마인 CSI에서 알몸으로 범죄를 저지르면 증거가 남지 않는다는 것을 보고 따라했다”고 말했다.
A군은 지난해 12월16일 같은 미용실에서 현금 3만원을 절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에는 옷을 입은 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유흥비를 마련할 목적으로 평소 알고 있던 동네 미용실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경찰은 A군을 상대로 여죄 등을 조사 중이다.
임충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