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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장묘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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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장묘문화
  • 전민일보
  • 승인 2016.04.29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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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복지관 지역형 참여자 교육을 받으러 나갔다. 강의는 한국장례문화진흥원 이종현 이사장의 ‘친자연적 장례문화의 확산’이었다.

어느 지방 A면의 인구는 2,610명인데, 설치된 분묘는 10,030기로 산 사람의 3,8배나 된다고 하였다. 그곳만의 사정은 아닐 것이다. 대부분의 농촌현실이 그렇다.

최근 들어 우리사회의 장묘문화는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 매장이 줄고 화장이 늘어나고 있다.

2005년을 기점으로 화장률이 매장률을 앞질렀으며, 2013년에는 화장률이 76.9%를 기록하였다.

강사가 들려준 어느 노인의 경험담은 감동적이었다. 70세 생일 때 가족 모두 모인 자리에서 그는 유언을 남겼다. “내가 죽거들랑 땅에 묻지 말고 화장을 하도록 해라. 유골은 납골당에 두지 말고 동해바다에 뿌려라. 나는 자유로운 영혼이니 땅속에 갇혀있기 보다 대양을 떠돌고 싶다.”

시인 이지선 씨는 안방 거울에다 글을 써 붙여놓았다. 제목은 ‘죽음 준비에 대한 나의 결심’이다. 사랑하는 아들, 딸아! 너희가 있어 나는 참 행복했다. 살아간다는 것은 죽음을 향해 가는 여정이다. 내가 의식하지 못한 죽음이 찾아왔을 때 너희가 당황하지 않도록 이 글을 써놓는다.

이 씨가 작성한 사전장례의향서에는 ‘생명 연장을 위한 의료시술이나 3기 이상의 암일 경우 수술을 거부한다. 생명을 다할 때 모든 장기와 시신은 기증한다. 장례는 축제로 치르되 조의금을 받지 않는다.’는 것 등이다.

안과의 공병우 박사는 자신의 장례를 직접 설계하고 자손들은 그렇게 시행했다. ‘내가 죽거든 장기는 모두 기증하고 누구에게도 알리지 말라. 장례식도 치르지 말라. 죽어서 한 평 땅을 차지하느니 그 자리에 콩을 심는 것이 낫다.’

나는 10여 년 전에 ‘나의 사망기’를 써서 직원여행 때 발표한 적이 있다.

‘김 아무개는 어제 8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떴다. 사망 원인은 심장계 질환이다. 유족으로는 아내와 아들, 딸, 며느리, 사위, 손자, 손녀들이다. 그는 사망하기 전까지 회고록을 정리하고 있었다. 시신은 유언에 따라 화장 처리될 것이며 장례식은 수목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묘지와 봉안시설이 증가하며 발생하는 국토잠식 문제와 자연환경 훼손을 방지하기 위하여 2008년부터 자연장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자연장은 화장한 유골이나 골분을 나무나 화초 주변에 묻어 장사지내는 친자연적 장례방법이다.

이는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아 아름다운 자연을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비용면에서도 경제적이고 관리가 편한 방법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공설 자연장지를 조성하여 주민 이용에 편리하도록 힘쓰고 있다.

사용료는 20·30년을 기준으로 50만 원 내외인데, 연장도 가능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가족이나, 문중, 법인 자연장지를 조성할 수 있다.

영혼은 떠나고 가족들의 기억에 의하여 존재가 회상되는 죽음인데, 묘지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값진 것일 수도 있다.

내가 죽은 뒤 매장을 하든, 화장이든, 수목장이든 나를 기억할 수 있는 후손 몇에게만 소용될 일 아니겠는가

김현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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