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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이 엄마 이정옥 경사 “나는 강력계 형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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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이 엄마 이정옥 경사 “나는 강력계 형사다”
  • 임충식 기자
  • 승인 2015.06.30 2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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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경찰청 광역수사대 이정옥 경사, 조폭 세계선 ‘걸리면 구속’
 

“남성만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을 깨고 싶었어요. 꼭 그렇게 할 껍니다”

이정옥(37) 경사는 형사다. 더 자세히 말하면 현재 여성으로는 전북 유일의 강력계 외근 형사다. 올해로 벌써 4년차다.

지난 2009년 경제팀에서 예열을 마친 이 경사는 2012년 지능팀 외근업무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형사에 입문했다. 올해 1월부터는 전북경찰청 광역수사대 2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물론 스스로 자원을 했다.

이 경사에겐 ‘도내 유일의 강력계 여성 형사’ 이외에도 또 하나의 수식어가 붙어 다닌다. 바로 ‘첫 아줌마 형사’다. 실제로 예전에도 여성 형사는 있었다. 하지만 결혼 후에는 모두 부서를 옮겼다. 결혼한 여경에게는 가정생활을 상당부분 포기해야 하는 형사 업무는 높은 벽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세 아이의 엄마인 이 경사는 형사가 되길 원했고, 형사가 됐다. 이유는 간단했다. ‘해보고 싶었다‘였다.

이정옥 경사는 “형사는 여경이 할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한 게 사실이다”면서 “하지만 강력사건 가운데 여성피해자도 많고, 여성으로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많은 만큼, 필히 여경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남자들이 여경이라고 무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을 뛰어넘고 싶었다”고 전했다. 물론 아내가 형사라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하는 남편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 경사에겐 밤낮이 따로 없다. 검거에서 조사까지, 동료 형사들과 똑같은 업무를 하고 있다. 밤샘 잠복근무도 다반사다. 특히 이 경사는 구속영장 업무까지 전담하고 있다. 광수대 2팀에서 근무하면서 이 경사에 의해 구속된 피의자만 12명에 달한다. 발부율도 상당히 높다는 게 직원들의 설명이다. “절대 구속은 안 된다”는 변호사의 말에 안심을 했던 조폭을 구속됐을 때 느꼈던 뿌듯함과 짜릿함을 이 경사는 잊지 못한다.

이 경사는 “여경들이 남자보다 세심하고 꼼꼼한 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영장업무의 경우 큰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광수대로 출근한 지 불과 6개월밖에 안 됐지만 이 경사는 조폭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걸리면 구속이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여경이라고 무례하게 조사에 임한 조폭 1명이 구속 송치될 때 이 경사에게 “죄송하다. 나 때문에 맘이 상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했던 일화는 한 동안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직원들의 평가도 최고다. 한달수 대장은 “남자직원들보다 더 당차다. 사나울 땐 베테랑 형사보다 더 사납다”고 설명했다. 유태영 반장은 “구속된 조폭들 사이에서 정옥이 만난 죄밖에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실제로 교도소에 수감 중인 조폭들 사이에서 이 경사는 이미 유명인사다.

이 경사는 “막상 제가 담당자라고 하면, 조폭들이 처음에 비웃는다. 하지만 호되게 당하고 나면 조사에 임하는 자세부터가 달라진다”면서 “논리적으로 접근하면 더 무서워한다”고 웃었다.

베테랑 형사로 거듭나고 있는 이 경사지만 가끔은 힘들때가 있다. 여경이라고 동료들에게 배려를 받을 경우 “내가 민폐가 되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에 미안함을 느낀다. 때론 체력적으로도 버거울 때도 있다. 특히 엄마가 필요할 때 아이들과 함께 있어주지 못할 때는 마음이 아프다.

그러나 이 경사는 형사를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다. 이정옥 경사는  “형사는 남자 경찰관의 전유물이다라는 기존 틀을 깨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 “이런 저의 모습에 더 많은 후배 여경(수사관 포함)들이 형사라는 업무에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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