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13 16:52 (월)
"누가 내 억울함 좀 풀어주세요"
상태바
"누가 내 억울함 좀 풀어주세요"
  • 최승우
  • 승인 2007.04.25 20: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짜 어묵 납품받은 옴시롱 감시롱 분식집 박갑주씨 수사 시관에 제출 증거자료 불충분 이유 거절 당해

“이렇게 억울하고 원통할 수가 없어요, 좋은 먹거리 하나 만들어보자고 비싼 재료를 주문했더니 한 두 해도 아니고 5년 동안이나 사람을 속이다니요.”

전주시의 명물로 자리 잡은 분식집 ‘옴시롱 감시롱’의 주인 박갑주(54)씨는 가슴을 억누르고 있는 답답한 사연을 털어놨다.
박씨의 사연인 즉은 지난 1999년 7월부터 2004년 10월까지 가짜어묵을 납품받았다는 것.
맛있고 위생적인 떡볶이를 만들기 위해 유명브랜드 제품사용을 결심, S사의 어묵을 납품받아 사용했던 박씨는 자신이 쓰고 있는 어묵이 S사 제품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어묵 품질이 조금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어서 남몰래 고민도 많이 했지, 몇 년간 거래했던 사람을 의심하는 일이 그리 좋은 것은 아니더라고.”

하지만 뭔가 수상쩍다는 주위 사람들의 말에 박씨는 S사 관계자를 불러 진짜어묵인지 확인해줄 것을 요청했다.
결과는 최악이었다.

박씨가 납품받은 어묵은 S사의 생산공장에서 제조된 것이 아닌 타 공장의 제품이었던 것이다.
화를 참을 수 없었던 박씨는 곧바로 납품업자를 불러들여 배상해 줄 것 요구하는 한편 수사기관에 신고했다.
무엇보다 사람이 먹는 음식을 놓고 돈에 연연해 수 년 동안 배신을 당했다는 억울함에서였다.

“13년 동안 떡볶이 집 꾸려가면서 그때나 지금이나 가격은 똑같아, 학생들이 먹고 싶은 것 마음껏 먹게 해주려고 값도 못 올리는데 도리어 그걸 가지고 장난하는 일은 너무한 것 아닌가.”

하지만 수사기관은 박씨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증거불충분이 그 이유다.

수많은 증인들과 증거자료, 심지어 녹취록까지 제출했지만 증거로 인정되지 못했다.
고등법원에 항소하고 대검찰청에까지 항고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억울함을 참을 수 없었던 박씨는 최근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대검 등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처벌을 요청하는 서명운동을 벌여 1700여명의 시민으로부터 서명을 받았다.

박씨는 “그 동안 손님들에게 ‘가장 좋은 식재료만을 사용한다’며 자랑했던 것을 생각하면 너무 부끄럽다”며 “손님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꼭 피해보상을 받아 전액 불우이웃돕기로 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시 어묵납품을 맡았던 업자 A씨는 “내가 납품한 제품은 가짜가 아닌 OEM제조방식으로 생산된 정품”이라며 “수사기관에서도 전혀 문제를 삼지 않았으며 잘못이 없기 때문에 항고를 기각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업자는 또 “그 동안 수차례에 걸쳐 조사를 받느라 심리적, 물리적 손해를 입었다”고 토로했다. 최승우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기미잡티레이저 대신 집에서 장희빈미안법으로 얼굴 잡티제거?
  • 화려한 축제의 이면... 실종된 시민의식
  • 서울공항 봉인 해제에 일대 부동산 들썩… 최대 수혜단지 ‘판교밸리 제일풍경채’ 눈길
  • 군산 나포중 총동창회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 성황
  • 대한행정사회, 유사직역 통폐합주장에 반박 성명 발표
  • 삼대가 함께 떠나고 싶다면, 푸꾸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