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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만 내려도 가슴이 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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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만 내려도 가슴이 철렁"
  • 박상규 기자
  • 승인 2014.06.30 2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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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위험지구 전미동 진기들 가보니

“물이 넘칠까봐 항상 불안해요. 집까지 물이 들어와 콘크리트로 지대를 올리고 집을 다시 지었는데도 물이 들어올 때도 있고 더욱이 장마철에는 제대로 잠을 못자고 뜬눈으로 지새울 때도 있어요”
 

본격적인 장마를 앞두고 지난달 20일 찾은 전주시 전미동 진기마을. 마을을 감싸는 전주천이 오전에 내린 소나기로 물이 불어 세차게 흐르고 있었다.

주민들은 마을회관을 비롯해 저마다 집 앞에 모래주머니를 쌓아두고는 걱정스럽게 하천 둑 너머를 바라보고만 있다.
 

진기마을은 전주천과 고산천이 만경강 본류와 합류되는 지점인데다 병목지역이어서 시간당 20㎜안팎의 소나기만 내려도 급격히 물이 불어난다.
 

또 마을이 위치한 곳 역시 지대가 만경강 홍수위(12m)보다 낮아(9.5m) 수위가 상승할 경우 물이 제대로 빠지지 못해 상습침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05년에는 주택 170동이 침수되고 농경지 205㏊가 물에 잠겨 5억여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2009년에는 농경지 50㏊가 물에 잠겨 5000여 만원의 재산피해도 발생했다.
 

이곳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유승식(52)는 지난 2010년과 2011년 여름 하천 범람으로 애지중지 키우던 수박과 오이 등 농작물이 쑥대밭이 된 기억을 악몽처럼 떠올렸다.

유씨는 “농작물은 매년 침수피해를 겪는다”면서 “항상 밭에 물이 들어와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자식들을 가르치고, 먹고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늘에 맡기고 농사를 짓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주시는 지난 2010년 2월초 진기마을을 재해위험지구 ‘가’등급으로 지정했다. 이어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해 배수펌프 설치 등을 해오고 있지만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마을주민 이범노(69)씨는 “가장 비가 오지 않았던 지난해에도 무릎 아래로 30㎝정도는 물이 찼었다”며 “내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수문의 위치가 잘못된 것 같다”고 속상해했다. 이어 “항상 물이 역류하는데 이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면서 “보여주기 식 행정 말고 정말로 마을을 위해줬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또 다른 마을 주민 임모씨(76)는 “수문에 문제가 있지 않으면 해마다 되풀이되는 수해를 입지 않을 것이다”며 “주민이 참여한 가운데 전문기관에 의뢰해 점검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덕진구청 관계자는 “수문에는 아무 문제가 없고 비가 많이 와서 수문을 닫으면 자동으로 펌프가 가동한다”면서 “그 동안 과거의 피해상황을 고려해 배수펌프용량이 결정됐다”고 전했다. 이어 “펌프의 추가 가동으로 올해는 부득이한 상황이 아니라면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주시관계자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진기들 재해위험지구정비사업’계획을 세워 진기마을을 대상으로 유수지를 만들고 펌프 추가설치, 관로정비 등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 국비 50억 도비 20억 시비 30억 등 100억원 가량의 예산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박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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