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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압산소치료기 갖춘 병원 없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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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압산소치료기 갖춘 병원 없다니…
  • 김병진 기자
  • 승인 2014.03.16 2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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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연탄가스 중독-잠수병 환자 구호 허점

지난 12일 오후 4시26분께 전북소방본부에 응급 신고가 접수됐다. 군산시 선유도 앞 바다의 한 어선에서 작업중이던 다이버 유모(55)씨가 갑자기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졌다는 것.

당시 유씨는 수심 27m 바다 속에서 키조개를 잡으며 오랫동안 작업하다 상승하면서 속도조절에 실패해 잠수병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신고를 받고 유씨를 후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전북에선 유씨의 잠수병 치료를 위한 치료기가 단 1대도 없기 때문이었다.

가장 가까운 곳은 충남 보령의 한 보건지소였지만 이날 충남에도 잠수병 환자가 다수 발생해 수용이 불가능했다. 결국 소방당국은 군산에서 180㎞나 떨어진 전남 여수까지 유씨를 후송해야 했다.

전북에 연탄가스중독·잠수병 등을 치료할 고압산소 치료시설 설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6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올해 전북에선 16건(잠수병 1명, 연탄가스 중독 15명-자살시도자 포함)의 고압산소 치료가 필요한 응급 환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전북은 이 같은 고압산소치료기가 전무한 실정이다. 이날 전북도와 대형병원 등에 따르면 전북 지역 20여곳의 응급실에 고압산소 치료기는 1대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전북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잠수병이나 연탄가스 환자가 극히 적고, 장비가 낡아 3년전 폐기했다”며 “간혹 찾아 오는 환자들은 전문 장비가 갖춰진 인근 전남대병원이나 서울지역 병원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잠수병과 일산화탄소 중독은 고압 산소 탱크 치료가 필수다. 고압 산소 치료는 환자를 1시간 30분 정도 특수 탱크에 눕혀 놓아 100% 농도의 산소를 일반 공기압보다 5배 높은 고압으로 들이마시게 하는 치료다.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 병원들이 산소 탱크 치료기를 도입하지 않는 이유는 20년째 그대로인 치료 수가 때문이다. 산소 탱크 설치비용에 1억5000만원 정도 들고, 고압가스 관리 기사를 별도로 두어야 하고, 의사 한 명이 치료가 진행되는 두 시간 동안 탱크 옆에서 지켜봐야 한다. 그럼에도 치료 수가는 한 번에 3만원이다. 미국은 500여 응급센터에 치료기를 가동토록 하고 정부가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전북본부 이용길 정책위원은 “미국의 경우 500여개, 일본은 300여 응급센터에 치료기를 가동토록 하고 정부가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미국·일본의 경우를 본받아야 한다”며 “잠수병과 연탄가스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노인과 서민층들이 지역에서 진료 받을 수 있도록 각 병원들도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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