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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꿈에 그리던 내아들아', 37년 만에 극적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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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꿈에 그리던 내아들아', 37년 만에 극적 상봉
  • 김병진 기자
  • 승인 2014.03.13 0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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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전에 아들 얼굴을 볼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어릴 때 길을 잃어 실종됐던 남자가 경찰의 도움으로 37년 만에 어머니를 만난다.

현재 경기도 광주시에서 가구공장 직원으로 일하는 김모(42)씨. 김씨는 네 살 때인 1977년 9월 익산시 여산면의 할머니 집 부근에서 누나와 함께 물놀이를 하던 중 실종됐다. 김씨는 혼자 떠돌던 중 익산시 신용동의 한 영아원에 맡겨졌고 이후 보육원에서 생활하다가 10대 중반에 보육원을 나와 서울의 봉제공장과 제과점 등에서 일했다.

가족들은 백방으로 수소문을 했지만 김씨를 찾을 수 없었다. 그동안 물놀이를 하다 떠내려간 줄로만 알았고 실종신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이후 시간이 지나 김씨의 아버지는 아들의 생사여부도 알지 못한 채 올해 1월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 장례를 치른 뒤 김씨의 누나(44)는 상속 관계 정리를 위해 뒤늦게 동생에 대한 실종 신고를 했다. 상속 관계가 정리되려면 법원의 실종 선고가 필요하다. 실종 선고가 내려지기 위해선 실종 신고가 선행돼야 한다.

사연을 들은 익산경찰서 실종수사전담팀 최병석 팀장 등 직원들은 실종당시의 상황과 김씨의 신체특징, 인상착의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한 뒤 실종 전단을 만들어 보육원 등에 배포했다. 또 프로파일링 시스템 검색과 보호시설 가족 찾기 명단을 확보, 대상자 400여명을 이 잡듯이 뒤졌다. 끈질긴 대조작업 끝에 경찰은 김씨를 유력한 실종자로 추렸지만 가족들은 30년 세월동안 변해버린 김씨를 알아보지 못했다.

결국 경찰은 직접 경기도 광주에 살고 있는 김씨를 찾아 어머니 등 가족의 DNA를 대조한 끝에 친자 관계가 인정된다는 감정 결과를 받게됐다.

아들을 찾았다는 소식에 백발의 노모는 그간 가슴 졸이며 애태웠던 세월이 떠오르는 듯 한동안 말없이 눈물만 흘렸다. 어머니 박모(73)씨는 “그동안 가슴에 아들을 묻고 살면서 눈물만 흘렸는데 죽기 전에 아들을 찾게 돼 정말 행복하다”경찰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최병석 팀장은 “생사도 확인하지 못하는 실종자 가족의 애끓는 심정을 잘 알고 있어 하루빨리 기쁜 소식을 전해드려야 겠다는 마음뿐 이었다”며 “어려운 퍼즐조각을 맞추듯이 김씨의 행방에 대해 파악, 결국 김씨를 찾아 가족품으로 인도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들 모자는 오는 15일 익산경찰서 형사과장실에서 37년 만에 감격의 상봉을 한다.
김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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