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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있어도 안가” 인력 미스매치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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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있어도 안가” 인력 미스매치 심화
  • 김병진
  • 승인 2014.01.10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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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노동청, 2013년 하반기 직종별 노동력 조사결과 발표..5인 이상 사업장 인력 1913명 못 구해
지난해 9월 졸업한 박진우(27)씨. 박씨는 졸업과 함께 자발적 백수의 길을 택했다. 박씨는 대기업 공채에는 떨어졌지만 지역 중소기업체 2곳으로부터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취업박람회장을 찾아 발품을 판 덕택이다. 이 중 한 곳은 며칠 출근도 했다. 그러나 김씨는 중소기업행을 끝내 포기했다.

박씨는 “연봉도 근무조건도 성에 차지 않았다”며 “이러다가 평생 중소기업 샐러리맨 생활을 벗어나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취업 재수를 하더라도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 공공기관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하길 바랐다”고 말했다.

졸업과 함께 시작되는 백수생활. 대졸 실업자 중 상당수는 마음에 드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자발적 실업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반면 지역 중소기업 등에서는 인력난으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지난해 심각한 구직난 속에서도 정작 산업현장에서는 필요한 인력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미스매치가 심각한 것이다.

지난 8일 전주고용노동지청이 ‘2013년 하반기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상시근로자 5명 이상인 전북지역 사업체 가운데 1791곳을 골라 벌였다.

보고서에서 따르면 지난해 3/4분기에 이들 업체가 필요해서 찾은 인력은 모두 2만4374명이었다. 하지만 실제 채용한 숫자는 2만2461명으로 필요한 인력의 1914명이나 구하지 못했다. 이 같은 미충원 인원은 지난 2012년 같은 기간과(1286명) 비교해 48.8%나 늘어난 것이다.

필요한 인력을 구하지 못한 비율(미충원률)이 가장 높은 분야는 관리직 40.7%, 판매 및 개인서비스직(9.2%), 경영 재무직종이 9.1%순 이었다.

업체들이 인력을 구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임금 수준 등의 근로조건이 구직자의 기대와 맞지 않기 때문(20.8%)”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구직자가 기피하는 직종이기 때문(19.5%)”, “사업체에서 요구하는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다(15.7%)”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업체는 올해 상반기까지 모두 1만1699명의 인력을 새로 채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7789명을 더 채용하려던 것에 비해 50.2%(3910명)가 늘어난 것이다. 채용계획이 가장 많은 산업분야는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 5000명, 제조업 2823명, 도소매·음식숙박업 1686명 순이다.

업체들은 이처럼 필요한 인력을 구하기 위해 우선 ‘광고비용을 늘리고 구인방법의 다양화 방안’(76.2%)을 도입하고, ‘임금인상 등 근로조건 개선’(63.7%) 등에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일자리 미스매치 해결을 위해선 정부지원과 중소기업의 정보제공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키웠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 관계자는 “정부가 중소기업을 많이 지원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해야 한다”며 “직업 가치관을 바꾸기 위해 유망 중소기업을 소개하고 그쪽으로 매칭을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고, 진학 일변도의 교육에서 벗어나 실용 중심의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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