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혐의로 기소된 현역 씨름선수가 재판중에 법정구속됐다.
7일 오전, 설날장사씨름대회 승부조작 사건에 대한 2차 공판이 전주지법 형사3단독(서재국 판사) 심리로 진행됐다. 재판부는 이날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이용호(29·전 대구시 체육회) 선수를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받은 돈의 액수를 떠나 다른 선수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구속이 불가피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농구, 배구, 축구 등 단체 경기와는 달리 씨름은 두 명이 승부를 겨루는 경기다. 쌍방이 공모하면 승부조작을 쉽게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결과도 즉시 나타난다”면서 “게다가 씨름이 옛 명성을 잃어버린 상황에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점을 감안할 때 그 죄질 또한 매우 불량하다”고 말했다.
이 선수는 지난 2012년 1월 22일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열린 ‘설날장사씨름대회’ 금강급(90kg 이하) 8강전에서 안태민(26·장수군청) 선수에게 일부러 져 주고, 1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안 선수는 8강전 뿐 아니라, 결승전에서도 장정일(37·울산동구청) 선수에게도 승부조작을 부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안 선수는 당시 결승전에서 3대 2로 승리했으며, 이후 1300만원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안 선수와 장 선수를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한편, 이날 처음 법정에 선 전북씨름협회 전무이사 한석씨(44)는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한씨는 “선수들에게 돈을 받긴 했지만 대가성은 없었으며, 승부조작을 주도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한씨는 지난 2010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A씨를 비롯한 씨름선수 3명을 장수군청 씨름단과 충북 증평군청 등에 입단하게 한 뒤 그 대가로 A씨 등으로부터 67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한씨는 또 지난해 1월 전북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열린 설날장사씨름대회 금강장사급(90㎏ 이하) 결승전과 8강전 경기의 승부를 조작한 혐의도 받고 있다.
승부조작 사건의 다음 공판은 21일 오전에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임충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