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녀를 살해한 경찰관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이원신 부장판사)는 13일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완근씨(40·전직 경찰관)에게 징역 1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법질서를 확립해야할 경찰 공무원임에도 불구하고, 내연관계에 있던 여성을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하는 반인륜적인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게다가 정신적인 피해를 입은 유족들에 대한 피해회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유족들이 강하게 처벌을 원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하지만 초범이고 범행을 자백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 계획적 범행으로 단정 짓기 어려운 점, 범행 이전 14년 동안 경찰 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여러 차례 표창을 받는 등 모범적으로 공무를 수행해온 것으로 보이는 점, 동료와 이웃들이 피고인에 대해 선처를 호소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했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정씨는 지난 7월 24일 오후 8시 30분께 군산시 옥구읍 옥정리 저수지 인근에 세워둔 자신의 차량 안에서 내연녀 이모씨(40)를 목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정씨는 이씨를 살해한 직후 옷을 모두 찢어 벗긴 뒤 현장에서 5㎞ 떨어진 폐 창고에 시체를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정씨는 임신중절수술 비용으로 300만원을 제시했으나 이씨가 거절하고, 자신의 처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리겠다고 하자 홧김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지난해 8월 지인으로부터 이씨를 소개받아 내연 관계로 지내왔으며, 올해 7월 16일 이씨로부터 임신 사실을 전해 들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씨는 지난 8월 파면됐다.
검찰은 앞서 “누구보다도 법을 준수해야할 경찰관임에도 불구하고 살인을 저질렀고, 사체를 유기하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 더욱이 범행 후 도주해 수사에 혼선을 초래하기까지 했다”면서 징역 20년을 구형한 바 있다.
임충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