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이후 한반도를 강타한 ‘볼라벤’ 등 3개의 태풍으로 꺾이거나 쓰러진 나무가 도내지역에 4만 4220그루에 이르고 있지만 90% 가까이가 방치돼 새로운 태풍이나 집중호우시 2차 피해를 유발하는 ‘시한폭탄’으로 지목되고 있다.
국회 농수산식품위 황주홍 의원(민주 장흥·강진·영암)은 지난 8일 산림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도내 지역 산림피해를 포함한 전국 산림 피해 현황을 공개하고 ‘긴급벌채예산’을 산림청에 고정 편성하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도내지역 산림피해는 240ha에 4만 4220그루의 나무가 꺾이거나 쓰러졌으나 11%인 4987 그루만 정비되고 나머지는 방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관광명소로 유명한 부안 내소사 전나무 숲 2ha에 전나무 등 117그루의 나무가 피해를 입어 경관이 크게 훼손된 상태이다.
산림전문가들은 쓰러지거나 꺾인 나무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경관훼손과 후속 식목작업 방해, 나무가 썩어 목재나 땔감 활용 불가능 등외에 2차 피해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태풍이나 집중호우가 재발할 경우 쓰러지거나 꺾여있던 나무들이 쉽게 휩쓸려 내려가 배수로 등을 막고 물길을 왜곡시켜 더 큰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황 의원은 이날 질의를 통해 “마치 폭격을 맞은 것처럼 꺾이거나 쓰러진 나무를 방치해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며 “현재 숲가꾸기 예산잔액을 태풍피해정비에 투입하고 있으나 남은 예산이 부족해 피해목들이 산지에 방치될 수 있는 만큼 정부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신성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