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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세력 교체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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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세력 교체가 먼저다
  • 전민일보
  • 승인 2011.02.11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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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이 공식적인 대권행보를 시작했다. 이른바 야권 빅3 중에 가장 먼저다. 하지만 그의 대권행보가 정권교체의 희망을 활짝 열어 줄지 그 가능성은 아직 점치기 어렵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지금까지 여러 여론조사기관의 발표에서 나타나듯 한나라당의 박근혜 전 대표나 기타 여권 후보에 비해 아직 지지도가 한창 낮은 것으로 보인다. 정 최고  뿐만이 아니다. 손학규 대표나 정동영 최고 등 야권 빅3가 모두 마찬가지 형편이다. 그나마 민주당은 이 나라 최대 야당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지역주의 정당의 모습을 벗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정권교체는 요원해 보인다.
 정세균 최고는, 차기 대선 전망에 대해 ‘지역주의 투표성향 보다는 세대별 투표성향이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한다. 유권자의 투표성향이 이렇게 되어가는 것은 물론 바람직하겠다. 허나 여전히 지역주의 정당의 모습을 벗지 못한 채라면, 제1야당의 그 누가 정권교체의 대임을 선두에서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인가?
 지금 대한민국 사회에서 지역주의 정당은 위기를 겪고 있다. 다름 아닌 대표성의 위기다. 이 위기는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인가? 단순히 정당이 특정 지역에 뿌리를 박고 있어서만은 아닐 것이다. 이런 이유보다는 오히려, 정당이 시민세력 다수와 유리되어 있는 탓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1987년 이후 우리 사회에는 많고 많은 세력이 광범위하게 형성되어 왔으며, 정보화의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들 시민세력은 아직도 기존 정당과 별도로 존재하며 움직이고 있다. 쉽게 말해 시민세력이 정당정치로부터 줄곧 배제되어 있는 것이다. 정당정치는 끊임없이 시민세력을 배제해 왔고, 그래서 정당 스스로가 정치적 대표성을 축소해 온 것이다.
문제는 이런 위기를 정당 스스로가 극복할 수 있는 동력을 지니지 못했다는 점이다. 대표성의 위기를 겪고 있지만 시민세력이라는 거대한 물결과 여전히 따로 놀고 있으니. 그야말로 정당이 정치세력으로서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형편이 아닌가 싶다. 이 상태에서는 대표성의 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지역주의 정당으로도, 정당정치에서 배제되어 있는 시민세력의 힘으로도, 스스로 외치고 있는 정권교체를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다.
혹자는 2012년 대선을 두고, 야권의 후보가 단일화하기만 하면 정권교체는 쉽게 이뤄질 것이라고 낙관하기도 한다. 현 정권의 패착과, 악화된 국민 여론을 근거로 들어서다. 하지만 시민세력의 정치참여가 극대화되지 않고서는 이 또한 쉽지 않을 것이다. 현 정권의 실패란 정권교체의 필요성에 해당하는 조건일 뿐이지, 그것이 정치적 주체를 형성해 주는 조건은 아니지 않은가? 시민세력의 능동적이고 지속적인 정치 참여가 보장되지 않는 한, 야권 단일후보의 희망도 단지 희망에 그치고 말지 모른다.
정권교체를 하려면 야권 후보 단일화 정도에 그칠 것이 아니라, 정치세력의 교체라는 조건이 먼저 필요하지 않은가 싶다. 지역주의 정당의 모습을 벗지 못한 야당에 겨우 몇몇 새로운 인물을 수혈하는 정도로는 정치세력 교체라 할 수 없다. 기존 정당 안의 인물 교체 또는 세대교체 정도로는 시민세력을 능동적인 정치참여로 이끌어 줄 수 없다. 정치세력의 교체란, 다름 아닌 정치적 주체를 교체한다는 의미이다. 기존 정당정치가 그대로 주체가 되어 있으면서 시민세력을 끌어들이려 해보아야, 진정한 세력교체가 아니다. 
지난 참여정부 시기 어설픈 정치적 중립에 얽매여 왔던 시민세력들도, MB정부를 겪으면서 정치적 중립이란 것이 의미가 없다는 점을 뼈저리게 깨닫고 있다. 정치참여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대표성의 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역주의 정당을, 시민세력이 과연 대안으로 선택해 주기를 기대하는 건 곤란하다.
야권의 정당들이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한다면, 먼저 시민세력이 정치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공간을 열어야 할 것이다. 정당판에서 자신들이 쥐고 있는 기득권을 내려놓아야만 한다. 서로 유리되어 온 정당정치세력과 시민세력이 결합, 나아가 융합하여서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교체한 후에라야, 대선 승리든 정권교체든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지금 이대로는 어림도 없다.(김수돈/ 독자권익위원, 전북의정연구소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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