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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에 외로운 남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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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에 외로운 남편들
  • 전민일보
  • 승인 2010.05.27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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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가정의 달이다. 말만 들어도 즐겁고 행복한 가정의 달이다. 한편 어떻게 생각하면 얼마나 가정을 지키지 못했으면 가정의 달까지 만들어 지키자고 해야 하는지 책임도 느낀다.
아무튼 5월은 정말 좋은 계절임에 틀림없다. 날씨도 맑고 춥지도 덥지도 않으니 활동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계절이기도 하다. 야외에는 신록이 나날이 푸르러 가는가 하면, 온갖 꽃들이 만개하여 자신을 뽐내고 다음에 닥칠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하는 생동의 계절이다. 또 안으로는 바뀐 새 환경에 적응도 되고 차츰 안정을 찾아가므로 생활의 여유를 갖는 시기이다.
어제 텔레비전 프로에서 가정의 달에 겪는 남자친구가 여자들에게 하소연하는 장면이 있었다. 들어보니 그 말도 일리가 있어 보였다. 데이트를 하면서 어떻게 매번 남자에게만 비용을 치르라고 하는 것과, 무슨 호기심이나 간단한 흥겨움을 위하여 남자친구에게 사달라고 하는 것들이 부당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같이 즐거움을 찾는 것에서 어찌 남자만 수고하고 짐져야 하며 무슨 행사마다 꼭 잊지 않고 치러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그렇다고 나중에라도 그만큼 이상으로 대우를 해주는지도 의문스럽다.
그런데 문제는 데이트를 즐기는 남녀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니, 가정 내에서도 가정의 달에 벌어지는 일련의 행동들이 무리하게 비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가정의 달에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그리고 스승의 날과 성년의 날, 부부의 날까지 겹쳐 그야말로 온통 가정과 관련된 일만 하기에도 바쁠 지경이다. 그나마 올해는 부처님오신 날이 부부의 날과 겹쳐 하나의 행사가 줄어든 것이 이만하다.
이런 행사들은 하나하나가 다 소중하고 꼭 지켜야 할 의미있는 날이기도 하다. 어린이는 새나라의 주인공이니 처음부터 큰 꿈을 가지고 새로운 포부를 활짝 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리라. 어버이날은 그냥 말만 들어도 아까울 부모님을 섬기자는 것이니 다른 어떤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그리고 군사부일체라 하였으니 스승님을 보모님과 같이 대하는 것이 당연지사라 할 것이다. 그런가 하면 언제 어느 때든지 이 나라를 짊어질 새 주역들이 탄생하는 것이니 이날을 성년의 날로 삶는 것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 그리고 이런 일은 모두 가정을 기본으로 하여 발생하는 것이니 부부의 삶이 어찌 중요하지 않으리오. 따라서 둘이 하나가 된다는 부부의 날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고 의미 있는 날이라고 할 수 도 있겠다. 그러고 보니 하나같이 모두 필요하고 중요한 날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날들의 중심에 항상 아버지가 서 있다는 것이다. 어린이날에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고 이야기하며 호연지기를 키우는 일에 아버지가 있어야 하고, 어버이날에 부모님을 찾아뵙고 대화하고 위로하는 것도 아버지가 있어야 한다. 스승의 날에도 옛 스승을 모시는 일에 아버지가 나서지 않을 수 없고, 성년이 되는 자녀에게 아버지는 꼭 필요한 존재인 것이다. 하물며 부부의 날에 아버지의 역할은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한 집안에 있어 가장이 달리 가장이 아니니 가장의 역할은 필수불가결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것은 그렇다치더라도 조금만 신경쓰면 해결될 수 있는 것조차 굳이 가장을 앞세우기 원하는 것은 피해주면 좋겠다는 것이다.
특히 가정의 달에 아내의 생일이 들어있다거나. 혹여 결혼기념일이 들어있다면 그것은 좀 생각해보자는 얘기다. 같이 결혼을 했는데도 결혼기념일을 챙겨 선물하고 위로하는 것이 항상 남편의 몫인 것에 여유를 주자는 것이다. 이런 행사들에서 남편이 빠지면 마치 시간이 멈춰서는 것처럼 성화를 대며 부추기는 것은 삼가면 좋겠다는 말이다. 5월1일의 근로자의 날에도 일 때문에 직장에 나서는 남편을 위하여 긴장의 끈을 늦춰주자는 것이다. 부부가 한 몸이 되었으니 어떤 연유로 부득불 참석하지 못한다면 그것도 이해를 해주자는 것이다. 이래저래 바쁘기만 한 아버지들이 가정의 달에는 조금이라도 쉴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그것이 궁금한 것이다.

한호철 / 한국문예연구문학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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