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시인의 첫 번째 청소년시집 ‘난 빨강’
청소년을 상징하는 두 가지 색깔 ‘연두’와 ‘빨강’.
‘연두’는 풋풋하다는 수식어로 아직 완성되지 못한 아이들의 수많은 가능성을 상징하고 ‘빨강’은 톡톡 튀는 개성만큼 기존의 가치에 마냥 순응하지 않으면서도 독립적인 존재가 되고자 하는 청소년의 기상을 상징한다.
이 중 ‘빨강’이란 색체에 초점을 두고 청소년들의 고민과 갈등에 대하여 재미있게 구상한 시집이 발행돼 눈길을 끌고 있다.
‘창비청소년문학’ 시리즈의 27권 박성우 시인의 첫 번째 청소년시집 ‘난 빨강’이 출간돼 시인 고유의 말법으로 청소년들의 모습을 그려냈다.
2000년 등단해 서정시단의 유망주로 떠오른 박 시인은 지난해 동시집 ‘불량 꽃게’를 통해 아동문학에 발을 들였으며, 이번에는 청소년들을 직접 만나면서 그들의 시각으로 눈높이를 같이 한 시집을 내놓았다.
특히, 이번 시집은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의 ‘2009 청소년저작및출판지원사업’ 당선작으로 선정되기도 한 작품으로, 청소년 소설과는 달리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청소년 시 장르의 한 획을 그었을 정도로 이슈가 되고 있다.
모든 작품의 시적 화자를 청소년 자신으로 가정해 속 깊은 이야기를 전하는 이번 시집은 공부하는 기계로 치부되는 그들의 생활과 집안 형편 때문에 교육받지 못하는 환경, 다른 아이들과 비교 당하며 차별되는 부당함, 성적 호기심 등 현재 청소년들이 겪는 고민에 대해 기발한 상상력을 더하여 유쾌하게 풀어냈다.
또한 청소년의 내면에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함을 놓치지 않고 내면을 진지하게 고찰했으며, 그것이 결코 무겁지 않으면서도 공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담아냈다.
정호승 시인은 이번 시집에 대하여 “이 시대를 살아가는 10대들의 일상적 삶의 풍경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면서 “무엇보다도 ‘공부 기계’가 되어가는 우리나라의 교육적 당위성 속에서 광활한 정신적 자유를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박 시인은 1971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원광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입성했다.
이후 시집 ‘거미’와 ‘가뜬한 잠’, 동시집 ‘불량 꽃게’ 등을 발간했으며, 신동엽창작상과 불꽃문학상 등을 받았다. 서승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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