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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제와 고구려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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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제와 고구려 인권
  • 전민일보
  • 승인 2009.11.25 0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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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U.N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통과되었다. 이와 관련, 어느 분이 미국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쓴 글을 봤다. 비판의 핵심적 어절은, 수나라가 고구려를 침공할 때도 인권문제를 빌미로 삼았다.는 것이다.
 사실, 수양제가 고구려를 침략하며 내세운 명분 중에는 인권에 관한 문제제기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자신의 패륜적 행위는 물론이고, 백성들에 대한 가혹한 수탈과 전쟁을 통해 인권을 유린했던 당사자가, 이웃나라 인권문제를 제기한다는 점에서 침략을 위한 구실 외에 그 어떤 이유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미국, 일본을 비롯한 유럽 각국의 문제제기와 수양제의 그것은 같은 성격의 문제일까..?

 오늘날 세계는 환경, 인권 분야는 물론이고, 경제와 정치 분야에서까지 세계적 규율의 틀 속에서 개별국가 주권이 제약되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반세계화의 물결이 존재하는 것 또한 현실이다. 문제는, 개별국가의 특수성과 인류보편의 가치가 공존할 수 있는 토대의 구축에 있을 것이다.
 EU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사형제를 폐지해야한다. 이는 해당국가의 사법체계에 대한 명백한 제약이 된다. WTO체제하에서 개별국가의 경제적 주권이 제약되는 것 또한 우리가 목도하고 있다.
 환경이나 인권에 관한 인류보편의 규범은 정치나 경제 분야 보다 훨씬 강력하고 포괄적으로 세계문제화하고 있는 분야이다.

 권위주의 정권시절 남한 인권문제에 대해 미국이 보여준 태도에 대한 비판과, 현재 북한 인권문제를 바라보는 미국에 대한 비판의 기준과 가치판단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예전 프랑스가 중심이 되어 제기한 ‘북한인권결의안’을, 당시 프랑스 전역을 휩쓸고 있던 이민자 폭동과 결부해, 너희나 잘해라.라고 얘기할 수 있는 문제인가..?

 지구상 어느 나라에도 완벽한 제도와 현실은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에도 프랑스에도 각각의 문제는 존재한다. 그렇다고 인류보편의 가치가 사라질 수는 없다.
 죄 없는 자! 여인을 돌로 치라.는 말은 예수만이 할 수 있는 말이지, 간음한 여인이 자신을 정당화 시키는 어구가 아니기에 그렇다.

 아유브 칸이 내세운 기초민주주의, 수카르노의 교도민주주의, 그리고 박정희의 한국적 민주주의가 민주주의를 형해화 시키는 것으로 봤던 시각이, 북한 상황을 정당화하는데 어느 정도 적실성과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무고한 사람을 연쇄적으로 살인한 자나 어린 소녀를 잔인하게 성폭행한 자에 대한 인권보호가 지나쳐, 피해자와 가해자가 모호해질 정도로 인권을 얘기하는 우리가, 우리 반쪽에서 벌어지는 인권유린에 관한한 그토록 관대해질 수 있다면, 이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오늘의 싱가폴을 만들었으며, 케임브리지대 역사상 최고 점수로 졸업했다는 리콴유(李光耀)는, 서방의 문제제기에 대해, ‘아웅산 수치의 미얀마 보다는 현재 군부정권의 미얀마 통치가 미얀마 인민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얘기한다.
 리콴유에게 북한은 어떤 존재일까..?
 (참고로 그가 제시한 현대 아시아의 위대한 인물 3인에는 일본의 요시다, 중국의 등소평, 그리고 한국의 박정희가 있다.)
 리콴유를 비판하면서, 북한 인권문제에 침묵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통일을 지향하는 시점에서 북한과의 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갈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그렇다고, 북한 인권문제를 외면해서도 안된다는 점이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이다.

장상록 / 완주농기센타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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