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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에게 감사하는 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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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에게 감사하는 시청
  • 전민일보
  • 승인 2009.09.15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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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처음 시청으로부터 편지를 받아보니 무슨 일일까 무척 궁금하였다. 지금까지 받아본 것이라 해야 각종 세금고지서와 시청의 홍보물, 안내 책자뿐이었다. 거기다가 봉투 또한 행정봉투를 사용하였으니 그 까닭을 모를 일이었다.
 발신자로 보아 도서관에서 온 것은 분명한데, 빌린 책도 다 반납하였고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된다거나 민폐를 끼친 일도 없었으니 무척 궁금하였다.
 바쁜 마음에 봉투를 급하게 뜯어보니 감사장이 들어있었다. 정말로 말만 들어도 감사한 감사장이다. 그런데 편지봉투에 넣으려니 두 번을 접어서 네 겹으로 된 감사장이라서 하마터면 찢을 뻔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그 순간 실망감도 들었다. 내가 비싼 감사패를 바란 것도 아니었고, 훌륭한 감사장을 바란 것도 아니었다. 시에서 먼저 말하기를 책을 기증한 자에게는 감사장을 주기로 하였다고 하길래, 정말 우리 시에서는 한 발 앞서가는 행정을 하고 있구나 하는 감탄을 하였고 좋은 뜻으로 받아들였던 것뿐이었다.
 하지만 감사장의 발행번호가 없는 것이 그렇고, 감사장을 주는 사람이 어느 소속의 누구인지도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게다가 감사장을 주는 발행날짜가 없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더 나아가 무궁화를 그리거나 시의 상징물을 넣은 그림 배경을 넣고, 좀 더 두꺼운 종이에 적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어디 그뿐인가. 감사장 상단 받는 사람의 인적사항을 흘려 쓰지 말고 바르게 쓰려는 성의가 보였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안하던 일을 하려니 추가되는 예산문제, 행정상의 번거로움 등으로 그렇게 한 것이라 여겨진다. 그러나 기왕에 감사장을 주려고 마음먹었다면 그 정도는 해주어야 감사장의 역할을 다 하는 것이고, 시민의 기를 살려주며 시에 대한 애착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이 훨씬 더 이익이라고 생각해보았다.
이 모든 것을 집행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면 차라리 조금 더 있다가 요건을 갖춘 후에 시행하는 것이 합당했을 것이다. 우편발송 비용을 줄이려 일반봉투에 넣고 일반우편으로 보내는 것보다 한 달에 한 번이나 분기에 한 번 보내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반기나 연말에 한 번 보내면 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상장이나 상품은 받으면 받을수록 좋아한다고 하던데, 시에서 시민에게 감사장을 많이 주어서 나쁠 것은 없을 것이다. 그것도 합당한 방법으로 충분한 수고가 있었던 것에 대한 감사장이니 누가 뭐라고 할 사람도 없을 것이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나도 수십 권의 도서를 기증하였으니 이런 말을 할 정도는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은 이 일이 개선되어 약간의 형식도 갖추었다. 차제에 하고 싶은 말은  모든 일에 공무원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말고, 그것으로 집행을 당하는 시민의 입장에서 처리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우리가 운전석을 내려오면 보행자가 되듯이, 공무원도 집에 오면 시민이 되는 것이다.

한호철 / 한국문예연구문학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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