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휠체어 이용자 아찔한 주행
교통사고 위험 경험74% 답변
안전한 보행로 확보 시급 지적
곳곳에서 진행되는 인도 공사로 인해 전동휠체어 이용자들이 차도로 내몰리고 있다.
최근 전주시에서 인도 정비를 위한 공사가 이뤄지면서 교통약자들이 인도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12일 오전 전주시 충경로 관통사거리.
이곳 4차선 차도에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차량들로 가득했다. 빠르게 달리는 차들 옆으로 주행 중인 전동휠체어가 눈에 띄었다.
인도 양방향 100m 정도의 거리에서 보도블럭 공사가 진행되자 전동휠체어를 주행 중인 고령의 어르신은 달리는 차들 옆으로 바짝 붙어 아찔한 주행을 하고 있었다.
뒤에서 달려오던 차량들은 갑자기 전동휠체어가 보이자 경적을 울리거나 무리하게 차선을 변경하는 등 위험천만한 주행이 이어졌다.
운전자 김모(44)씨는 "가끔 노인분들이 전동휠체어를 타고 차도로 내려오는 걸 뒤늦게 발견하면 가슴이 덜컥 내려 앉는다"며 "전동휠체어가 크기가 작아 사이드미러로도 보이지 않을 때가 많다. 요즘 이곳을 지나갈 때는 1차선에 붙어 긴장하면서 운전을 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4월 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의 이용자들 중 교통사고 위험을 겪었다고 답한 이들이 무려 74%에 달했다.
전동휠체어 이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탓에 이들 또한 안전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거동이 불편해 전동휠체어를 타는 김모(70)어르신은 "도로 공사 진행 중인 곳이 너무 많아 인도로 가는 경우보다 차도로 가는 경우가 더 많다"며 "지난주에는 공사 중인 인도를 피해 차도로 다니다 뒤에 오던 차량과 부딪힐 뻔한 적도 있다. 운전자가 경적 소리를 내며 창문을 내리고 화를 내는데, 길이 없는데 어떻게 가라는 거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현행법상 전동스쿠터와 전동휠체어 등은 전동보장구로서 보행자로 분류돼 인도로만 운행해야 한다.
하지만 울퉁불퉁한 인도 공사 환경에 전동휠체어 등이 인도로 통행 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인도 공사 등 불가피하게 차도로 다녀야 하는 전동휠체어 운전자들을 위해 보행로 확보가 우선 돼야 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인도 공사 등으로 인해 보행로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차도로 내몰린 전동휠체어 이용자들은 사고 위험이 크다"며 "공사가 진행 중인 인도는 반드시 보행로를 확보해 전동휠체어 관련 사상자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주시 완산구 관계자는 "보행로가 확보되지 않은 구간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바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며 "교통약자들의 이동 편의와 안전 운행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공사를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한민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