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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사지 유물 전시관의 국립박물관 승격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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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사지 유물 전시관의 국립박물관 승격이 필요한 이유
  • 전민일보
  • 승인 2009.03.18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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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01. 19 미륵사지 석탑을 복원하기 위하여 해체하던 중 발견된 국보 중의 국보급 사리장엄과 사리장엄기 등 500여 점의 유물이 관심의 초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그 이유는 규정에 따라 현재 익산에서 도립으로 운영되고 있는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에서는 보관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운영 중인 도립 미륵사지 유물전시관도 대내외적으로 훌륭한 시설을 갖춘 준박물관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처음부터 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태생하지 못한 결과, 국보급 유물은 국립박물관에서 보관하여야 한다는 벽에 부딪친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발견된 유물도 타광역시 박물관에서 보존처리 중이다. 

 익산시는 3월 5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미륵사지 사리장엄 발견에 따른 세부계획을 발표하였다. 주된 내용은 익산에서 출토된 유물의 익산보관 및 전시를 위하여 합당한 조건을 갖춘 건축물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기존에 벌어진 익산 출토 유물의 타지 박물관 보관은 그렇다 치더라도, 현재와 같이 많은 국보급 유물이 발견되고, 역사적 문화적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은 만큼 현지에서 보관하고 전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내용이다.
차제에 익산에 국립박물관 건립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이라 해석된다.
 
 그러나 문제는 전북지역에서는 익산국립박물관에 대하여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익산에서 백제 고대도시의 역사를 알아내는 것은 좋은 일이나, 이로써 익산에 박물관을 짓고 발굴유물을 보관하는 것은 관심이 없어 보인다. 이러한 행동은 지금까지 누리던 백제권 문화사업에 있어 익산과 함께하는 세력분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어쩌면 예전에 익산 유물의 역사적 가치가 확인되기 전에 누렸던 백제 문화의 보고 자리를 익산에 넘겨줘야 하는 것이 싫다는 것은 아닌지도 모르겠다.  

 정부는 지난 2004년 4개 도시를 고도(古都)로 지정하였다. 백제권에서 공주와 부여, 그리고 익산, 신라권에서는 경주를 지정한 것이다. 이 중에서 익산은 국립박물관이 없는 고도다. 익산은 타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왕궁의 흔적과 그의 생활상, 그리고 사찰의 건립에 관한 상세한 기록을 포함하여 고도를 증명하는  완벽한 유물을 간직한 도시인데도 말이다.

 일반 시민들이 생각할 때 익산에 국립박물관이 있느냐 없느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익산에서 출토된 유물이 익산이 아닌 타 지역에서 보관되고 있음도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다른 지역 사람들이 생각할 때 현지 출토 유물을 타 지역에서 보관하고 안내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특히나 외국에서 연구차 들른 학자들이나 각국의 관광객을 이곳저곳 이끌고 다니면서, 설명 따로 유물 따로 현장 따로의 모습을 보여주어서는 안 될 일이다. 이는 선조들이 아무리 훌륭한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고 해도, 정작 우리는 그 유산마저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민족이라는 평을 듣기에 충분하다. 그렇게 된다면 차라리 유물을 발견하지 않음만 못한 결과를 초래한다.
우리는 훌륭한 문화를 가졌던 선조를 둔 문화시민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자랑스런 문화를 물려주고 싶은 소박한 시민이다.  

한호철 / 수필가·한국문예연구문학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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