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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겨울(冬) 오는 봄(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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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겨울(冬) 오는 봄(春)
  • 전민일보
  • 승인 2009.03.06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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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 선조들은 겨울을 종종 북풍한설의 이미지와 겹쳐 고난과 억압과 인내로 상정하여 그와 대비되는 인동초와 매화로 칭송하곤 했다.
 말하자면 봄이 찬란할수록 겨울은 검은 망토를 두른 죽음의 시신처럼 더 없이 음울하고 차가운 존재로 대비되었든 것이다.
그렇기에 일 년 내내 따듯한 봄이 지속되길 바라지만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4계절이 순서대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하루를 지내다 보면 아주 즐거운 시간도 있고 또 지루할 때도 있다.
기본으로 느끼기에는 길고 짧은 시간이 있는 것 같지만 모두에게 균등하게 주어진 것이다.
모두가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며 살아가야 되는데 저마다 좋아하는 것만을 고집하고, 저마다 정상만을 집착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꽃이 좋다고 모두 꽃만을 고집한다면 과일이 나눠질 수 없고, 모두 맨 윗자리만을 고집한다면 어떠한 조직도 유지하기가 어렵게 된다.
사람 인(人)자가 서로 기대어 존재하는 것처럼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고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고 기쁨이 되는 세상이 될수록 제대로 된 문명이요, 발전된 사회라고 생각한다.
계절은 빠른 시간의 등에 얹혀 달려가고 많은 변화를 몰고 온다.
짧았던 2월이 가는 동안 절기는 입추, 우수를 지났다.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을 맞았다.
이미 계절은 봄을 향해 한걸음 더 다가서고 있다. 봄이 오는 소리가 가득하고 봄을 맞는 웃음소리가 들려야 되는데 그렇지 않다.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살림살이에 비상등이 켜졌다고 아우성이다.
여기에 겨울 가뭄이 봄까지 이어지고 있다. 눈병과 호흡기병의 주범인 황사가 바람을 타고 한반도에 날아오는 횟수가 많아진다고 한다.
기업들이 날마다 수없이 무너지고, 명예퇴직이니, 조기퇴직의 팻말을 목에 건채 직장 밖으로 내몰린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겪어야하는 혼돈과 혼란으로 세월의 흐름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다.
 봄은 활기로 가득차야 하고, 약동하는 힘으로 넘쳐나야 할 계절이다.
지난겨울의 상처가 역력하게 드러난 탓인지 봄을 맞는 대지는 아직 숨을 죽인 채 암갈색이 되어 있다.
 하지만 3월이 되었다.
온 세상의 표정을 암갈색으로 만들어 버리고, 어느 한 가지도 시원스럽게 해결되지 않았는데, 겨울에서 봄으로 잇는 계절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황사바람 만큼이나 시도 때도 없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일부 정치인들, 책임도 없고 주제도 모르는 언행 때문에 경제는 더 더욱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 같다.
 지난겨울은 겨울대로 우리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었다.
길고 추운 겨울을 버티고 나오는 새싹을 반기게 되고 이제 생명을 찬미하는 봄을 맞게 된 것이다. 희망의 봄이 되어야 한다.


 오현 / (수필가, 군산예총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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