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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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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란 무엇인가
  • 전민일보
  • 승인 2021.02.02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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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한 말이지만 사람은 정치적 동물이다. 세사람 이상 모인 곳이라면 그 어디에나 정치가 자리하고 있다. 네 개의 빵을 세 사람이 어떻게 나눌 것인가를 결정하는 과정, 그 자체가 바로 정치의 영역이다. 권력은 그 과정에서 발생한다. 정치의 권력화는 어쩌면 필연적이다.

묻게 된다. 현 시대, 정치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또 누가 정치인이 되어야 하는가.

역사의 변혁을 위한 투쟁과 젊음을 상징하던 386세대가 어느덧 꼰대의 대명사 586이 되었다. 나이만 먹은 나도 그렇다. 아련하지만 그 시절 나는 친구들에게 이런 얘길 했다.

“운동권에 있는 친구들 중 적잖은 이들이 후일 정치를 할 것이다. 그것이 문제될 것은 없다. 다만, 그 달콤한 열매를 위해 오늘을 이용하는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

언젠가, 모임에서 봉사활동을 얘기하는 친구에게 다른 동창이 이런 얘길 던졌다.

“너 정치하려고 하나?” 비슷한 경험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권력을 향한 선한 가면의 종류는 이제 너무도 다양하고 그 깊이는 심오하기 까지 하다. 그런 점에서 직업으로서 정치 영역은 연예인의 그것과 많이 닮았다. 인기로 먹고산다는 것 까지도 그렇다. 인기는 곧 권력이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봉사한다는 대의명분으로 무장한 그는 언젠가부터 살아있는 권력조차 두려워하는 대상이 되었다. 한일 양국정부 사이의 그 어떤 협상안도 최종적으로 그의 승인이 필요했다.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역임한 전 고위공직자는 이렇게 증언하고 있다.

“위안부 문제가 해결된다는 소리에 그의 얼굴은 매우 곤혹스러워 보였다.”

위안부 문제로 정의(正義)를 독점한 그는 마침내 국회의원이 되었다.

악(惡)과 악(惡)은 때로 공존한다. 존립 근거가 바로 상대편 악에 있기 때문이다. 악이 사라진 세상에서 그의 존재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악을 제거한 순간 그 자신이 또 다른 악이 되지 않는 길은 있다. 바로 스스로를 불살라 재가 되는 것이다.

역사적 소명을 다하는 순간 단상에서 내려오는 것은 어렵다. 수많은 환호와 유혹이 그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이 워싱턴(George Washington)을 여전히 국부로 추앙하는 것도 그 어려운 일을 실천한데 있다. 이제 정치는 일상생활의 깊숙한 곳에까지 자리한다.

이스턴(David Easton)의 말을 빌리면‘정치는 가치를 권위적으로 배분하는 것’이다.

행정을 ‘정치의 시녀’라 폄하하는 것도 행정의 역할은 가치의 기계적 배분에 그치기 때문이다.

정치는 모두가 만족할 수 없는 결과를 구성원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공감대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자 결과물이다. 그것은 행정으로 구현할 수 있는 영역 너머에 자리한다.

행정으로 해결이 가능한 영역을 정치로 가져가는 것은 사회적 에너지의 낭비를 초래한다.

더불어 행정이 해결할 수 없는 고도의 정치적 영역을 비겁함과 무능함으로 인해 그 역할을 포기하는 것은 심각한 직무유기다. 인권과 민주를 말하지만 우리 사회엔 아직 견고한 금기의 영역이 도덕과 정의의 이름으로 남아있다.

사형제를 폐지하는 것에 유럽의 예를 든다면 성매매의 경우는 어떠한가. 유럽의 적잖은 나라에서 성매매를 합법화하는 것은 그들이 우리보다 인권감수성이 떨어져서인가.

대학시절 수강했던 강의 중에 성매매와 관련된 것이 있다. 여성 강사님이 진행했던 그 수업에서 나눴던 수많은 담론들은 오늘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생각해본다.

다만 생각하게 되는 것은, 누군가 오늘 그 자리에서 나눴던 말을 녹취해 공개한다면 발언 당사자는 어떤 처지가 될까에 관한 걱정이다.

선한 의도를 가진 정책이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듯이 정치인의 선한 의지도 그것만으로 결과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없다. 선한 의지는 있지만 그것으로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비전과 능력이 없다면 국외자로 남는 것이 그 자신과 사회를 위한 바른 길이다.

봉사와 헌신은 그 자체로 숭고하지만 그것을 이용하는 순간 그 빛은 바랜다.

가치의 권위적 배분을 수행하는 역할은 또 다른 영역이기에 그렇다.

장상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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