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범람으로 막대한 침수 피해를 입은 남원 금지면과 순창, 임실 수재민들이 코로나19 확산에 이어 북상하는 태풍 소식에 시름도 크다.
수해 피해가 큰 남원 금지면과 순창 유등면 등의 지역민들은 “태풍이 비켜가 제발 무사하기만 했으면 좋겠다”며 초초한 시간을 보냈다.
남원의 수해 피해액은 554억 원이고 피해 복구액은 1105억 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역에는 복구비용으로 피해액의 80% 정도가 지원되는데,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어 정확한 수치는 내려와봐야 알 수 있다”는게 남원시청 관계자의 말이다.
남순임 지역구의 이용호 의원은 “정부 지원은 대부분 공공 사회 시설물 복구지원비이고 사유시설에 대한 지원은 미흡한 게 사실”이라며 “주민 피해에 대한 것은 지자체에서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청 관계자는 “현재 지자체에서 피해주민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수해의연금 등으로 지원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아직은 지자체에서 논의가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금지면 수해 현장은 코로나19 확산세로 자원봉사자마저 다 떠나고 군 장병들조차도 도움의 손길이 끊긴 상태다. 코로나19로 이달 말까지 군부대마다 외출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을 비롯해 사회단체 등이 일손을 보탠 덕분에 “가재도구 등은 그나마 정리됐다”는 게 수해지역 주민의 말이다. 그런데 가재도구를 정리하고 나서는 방바닥 등을 말려 도배장판을 해야 하는데 마르기도 전에 다시 폭우를 동반한 태풍이 오고 있다는 소식에 수재민들은 “하늘이 노랗다”며 아연실색했다. 피해가 가장 컸던 금지면 주민들 100여 명은 여전히 금지면 누리센터 체육관에서 생활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겹친 재난에 넋을 잃고 있는 수재민들은 답답한 마음에 정치인들을 언급하기도 하지만 이용호 지역 국회의원은 “날마다 지역에 내려가 수재민들의 호소를 들어드렸으면 좋겠지만, 중앙에서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 법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틈날 때마다 피해 지역을 돌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천재지변으로 마음이 아프다”며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돼도 수재민들 생각대로 안 되는 것에 대해서는 똑같은 마음으로 분개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 “섬진강댐 방류 등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조사해서 철저히 책임을 묻고 경우에 따라서는 사법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수자원공사의 보고도 받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건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