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풍남문 성곽에 배부름 현상이 나타나고 익산 미륵사지 당간지주에 균열이 발생하는 등 도내 국가지정문화재(국보·보물) 중 4건이 정밀 진단이나 보수·정비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전북도와 전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문화재청이 실시한 2019 국가지정문화재(국보·보물) 정기조사 결과 D등급(정밀진단) 1건, E등급(보수정비) 3건이 확인됐다. D등급을 받은 전주 풍남문과 E등급을 받은 익산 미륵사지, 완주 위봉사·안심사는 모두 도내 주요 명소다.

문화재청은 문화재보호법 제44조에 따라 문화재별로 3~5년 단위의 정기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국가지정문화재 조사를 통해 현상 및 관리, 수리 등 상태를 파악하고 신속하게 문화재를 수리·복구하기 위해서다.

이번 정기조사는 도내 소재한 국·보물 110건(국보 8·보물 102) 중 18개 문화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그 결과 꾸준한 관찰이 요구되는 C등급(주의관찰)이 13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B등급도(경미보수) 1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주풍남문(보물 제308호)은 조선 시대 전라감영의 소재지였던 전주를 둘러싼 성곽의 남쪽 출입문이다. 성벽이 헐린 후 유일하게 남아 있는 문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를 더한다. 특히 공개를 앞두고 있는 전라감영 복원사업과도 연관이 깊다.

하지만 풍남문 전면 성곽에 수 년 전부터 성돌 10여 개가 밖으로 2∼3㎝ 튀어나오는 배부름 현상(돌출)이 발생하더니 최근 심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풍남문은 지난 2016년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정기조사에서도 성돌 배부름 현상으로 C등급을 받은 바 있다.

다행히 현재로서는 급격한 이탈이나 붕괴의 위험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다만 전주시는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문화재청의 자문 결과에 따라 손상부 주변에 접근 제한 시설과 지지대를 설치하는 등 임시 보강조치를 실시했다.

시는 성돌 이탈의 원인 분석 및 보존방안을 위한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실시할 계획이다. 앞서 지역 내 전문 업체를 대상으로 공고를 냈지만 실적 미달 등의 이유로 선정이 불발돼 전국으로 대상을 확대, 재공고를 낸 상태다.

또 다른 보물 완주 위봉사 보광명전(보물 제608호)은 기단석 및 활주에 이완·균열과 함께 공포·첨차·순각반자의 처짐 및 균열이 함께 발견 돼 이에 대한 원인 파악과 보수가 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는 내년도 국가예산에 사업비를 신청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완주 안심사 금강계단(보물 제1434호)은 사리탑과 신장상서 초본류 서식이 발견됐다. 통일신라시대 건립된 이후 1000년 넘게 우뚝 서있는 석조문화재 익산 미륵사지 당간지주(보물 제236호)에서도 지대석 균열과 균열부 초본류 서식이 발견됐다.

도 관계자는 “문화재청이 지난해 실시한 국가지정문화재 정기조사 결과에 따라 각 시·군과 함께 조치에 필요한 예산을 협의하고 있다”면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도내 소중한 문화유산들의 보존 처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예산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지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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