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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대신 PC방·코인노래방 '걱정 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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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대신 PC방·코인노래방 '걱정 태산'
  • 이지선 기자
  • 승인 2020.03.12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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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개학 3주 연기에 '나홀로 집'…방콕에 지친 아이들
마스크 구매 쉽지 않은 상황…라면으로 끼니 해결도 부지기수
임실군 임실읍의 한 어린이집에서 어린이가 마스크 착용을 하고 있다.
임실군 임실읍의 한 어린이집에서 어린이가 마스크 착용을 하고 있다.

#1.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이 되는 세현이(가명)는 오전 11시쯤 잠에서 깼다. 일어나자마자 확인한 스마트 폰에는 ‘밥 챙겨놨으니 일어나면 먹어’라는 엄마의 메시지가 와 있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유튜브 영상을 보며 시간을 보낸다. 엄마가 밖에 나가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했지만 이미 친구와 PC방에 가기로 약속을 한 세현이는 3시쯤 집을 나선다. 식사는 PC방 컵라면으로 대신할 생각이다.

#2.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세현이 엄마는 잠든 아들의 얼굴을 보며 이른 아침 집을 나선다. 식탁에 밥을 차려놓고 어렵게 구한 마스크를 옆에 뒀다. 어린이집에도 긴급 보육이 필요한 아이들이 나오다보니 출근을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동료 교사는 친정엄마네 집에 애들을 맡겼다는데 부럽기만 하다. 내일은 조금 불안하긴 해도 세현이가 평소 다니던 지역아동센터에 보내 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개학이 3주나 연기되면서 아이가 집에 혼자 있어야할 상황이 많아지기 때문인데 놀이터나 PC방, 편의점 등에 나가는 것을 막을 방법도 없어 속이 탄다.

11일 전북도에 따르면 이날 도내 284개 지역아동센터에서 긴급 돌봄을 받은 아동은 모두 1582명으로 전체 인원 7378명의 21.4%에 달한다. 지난주만 해도 대다수가 센터에 나오지 않았지만 개학 연기 2주차에 접어들자 점차 아이들이 다시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고창 47%(95명), 익산 45.6%(520명), 장수 38.2%(73명) 순으로 현원 대비 출석 비율이 높았다. 도내 첫 확진자를 비롯해 네 번째, 다섯 번째 확진자 까지 발생한 군산의 경우 전체 1300명 중 9명(0.7%)만이 센터에 나와 지역 내 불안감을 짐작케 했다.

이날 전주시 삼천동의 한 지역아동센터에도 세 명의 아이들이 출석했다. 따로 맡길 곳이 여의치 않은 아이들이다. 전체 20여 명 중 10여 명은 할머니 집에서 당분간 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센터에서는 매일같이 아이들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고 있다.

점심은 뭘 먹느냐고 물어보면 ‘라면 끓여먹는다’고 답하는 아이들이 많다. 때문에 아이를 종일 보내는 것이 불안하면 식사 때만이라도 보내 점심을 먹게끔 해달라고 보호자에게 요청하고 있다. 점심시간은 그나마 센터에서 아이들이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이 시설의 센터장 A씨는 “하루 종일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으면 축축하게 젖어서 아이들이 너무 힘들어하는데 마스크 구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면서 “지난 달 비싸게나마 사둔 마스크가 아직은 남아있지만 점점 아이들이 많이 나오게 되면 금세 바닥날 것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행정기관에서도 마스크 구입비를 제공하고 있고, 후원 문의도 간혹 들어오는데 돈이 있어도 마스크를 구할 수 없는 게 답답하다”며 “호흡기가 약한 센터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공적마스크 구입 대리수령이 가능한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도는 결식우려아동에게 급식을 지원하고 맞벌이 등으로 자녀 돌봄에 어려움을 겪는 부모를 위해 재택근무를 적극 권장한다는 방침이다. 학교급식을 제공받지 못하는 아동에게 아동급식카드를 제공하고 부식이나 도시락 등 방법으로 개학 때까지 급식을 지원하는 식이다.

도 관계자는 “전주와 정읍, 남원의 경우 아동급식카드를 활용해 음식점이나 편의점, 제과점 등을 이용할 수 있고 진안군은 도시락을 배달한다”며 “나머지 시군에서는 과일이나 쌀 등 부식을 배달해 급식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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