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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아픔 가르치는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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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아픔 가르치는 학교
  • 윤가빈
  • 승인 2006.06.25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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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경기 광주 경화여중 교정에 있는 평화공원에서는 6ㆍ25전쟁에 참전한 16개국과 의료지원단을 파견한 5개국의 활동을 사진전이 막을 열었다. 6ㆍ25전쟁 56주기를 기념하는 특별행사였다.
 여기에는 김천지구 전투에 참가한 필리핀 병사들의 진지, 부산항에 도착한 콜롬비아 군대, 황해도 상공의 호주 공군기 등 참전국뿐만 아니라 군용 트럭으로 통학하는 아이들, 당시 부산 피란지에 마련된 움막 교실 등 당시 생활상을 담은 사진 150장이 함께 전시됐다. 개막식에는 영국, 프랑스 등 대사관 무관들과 중립국인 스위스군 소령이 찾아와 헌화했다고도 한다.
 학교는 전시된 사진을 바탕으로 70여 페이지 소책자 3000부를 찍어 ‘6ㆍ25이슈수업’을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우리나라에 참혹한 전쟁이 있었다는 것과 그때 한국을 도운 세계 각국의 손길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자는 뜻이었다.
 한미자유협정이나 6ㆍ15남북공동선언, 비정규직 등 첨예한 사회 현안으로 계기수업을 하는 이즘이다. 6ㆍ25전쟁을 테마로 계기수업을 하는 것은 작금 사회현상과는 맞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학교 설립자 김득연 씨의 생각은 다르다.
“은혜는 돌에 새기고 원수는 흐르는 물에 새기라”고 강조하는 설립자의 말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은혜를 돌에 새기는 것은 은혜를 영원히 잊지 말자는 것이고, 원수를 흐르는 물에 새기라는 것은 원수는 흐르는 물에 씻기는 것처럼 쉽게 잊으라는 뜻일 거다. 그러나 사람들은 대개 은혜는 흐르는 물에 새기고, 원수는 돌에 새긴다. 그는 앞으로도 21개 참전국에 있는 학교들과 모두 자매결연을 맺을 계획이다. 벌써 미국과 태국 등 6개나라 학교와 결연했다.
 6ㆍ25가 났던 50여년 전의 그대와 지금은 세태가 많이 달라졌다. 동족상잔의 6ㆍ25를 기억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 우리나라 전쟁에 참여했던 참전국을 굳이 기억하지 않는다 해도 누가 나무랄 사람은 없다. 그러나 단 한 사람이라도 참전국에 진 빚을 기억하고 은혜를 갚으려고 시도하는 사람이 있어 우리 사회가 아직은 살만한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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