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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리벽 여전 한국살이 고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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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리벽 여전 한국살이 고단해요"
  • 김보경
  • 승인 2008.01.10 1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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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들 "국적 취득해도 금융-인터넷서비스 등 제동" 차별 호소

외국인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제도적 미흡으로 한국국적을 취득한 도내 외국인들의 소외현상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외모와 어설픈 말투 등 1차적으로 외모에서 오는 차별은 물론 국민의 기본 권리인 금융과 인터넷서비스 등 제도적 장치에서도 여전히 이방인 취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전북도 이주여성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한국국적을 취득한 도내 이주여성은 1500여명에 달하는 상황이며 아직 국적 취득하지 못한 이주여성 역시 배가량 많은 3800여명으로 총 53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이주여성의 국내생활은 일반도민처럼 순탄하지가 않은 실정이다.
필리핀 이주여성 A씨(31·주부)는 국적취득 절차를 거쳐 주민등록번호를 부여 받은 엄연한 전북도민 임에도 인터넷 가입은 물론 금용거래조차 할 수 없는 이방인 취급을 받고 있다.
특히 외모 때문에 아직도 외국인이라는 편견 속에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으로 생활해야만 하는 상황이며 자녀들까지도 외모가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외국인도 아니고 한국인도 아닌 이방인으로 살고 있다.
자식을 둔 부모라면 잘 키우고 잘 공부시키고 싶은 심정은 어느 부모나 똑같은 심정이다.
하지만 A씨의 자녀들은 어려서부터 남들과 다른 모습이라는 이유로 외면 받기가 일쑤였으며 A씨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교육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가입, 교육정보도 얻고 같은 처지의 사람들과 의사소통하려 했지만 이조차도 외국인 이름으로는 절차가 까다로워 한국인 남편 명의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또 다른 베트남 이주여성 B씨(40세·통번역간사)도 국적을 취득해 주민등록증을 발급 받았지만 시중은행에서 송금 업무를 하려면 매번 바로처리 해주지 않고 까다롭게 물어보는 등 불편이 많은 현실이다.
빤히 쳐다보기만 할 뿐 주민등록증을 내밀어도 생김세가 외국인이다는 편견 때문에 2~3번의 반복과 확인을 거치는 만큼 일반시민들의 2~3배가량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나마 이같이 금융 업무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다행으로 상당 수 이주여성들은 여전히 금융서비스 등에서 변두리로 밀려나고 있다.
중국 이주여성 C씨(28세·주부)는 최근 통장을 개설하려고 주민증을 보여 줬지만 외모 때문에 가입조차 받아주지 않고 다짜고짜 “국적 취득 하셨나요”라는 현실과 동떨어진 질문을 들었다.
은행·지점에 상관없이 담당자별로 외국인에 대한 가치와 판단정도의 차이는 약간 있지만 여전히 이런 저런 핑계로 통장개설을 제대로 해주지 않았다.
더구나 통장개설에 필요하지도 않는 외국인 사실증명원을 요구하거나 여권과 외국인 등록증 등 근거에도 없는 무리한 조건에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사회적으로 만연된 외국인 편견으로 인한 이주여성의 문제점 해결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북도 이주여성센터 김경미 실장은 “이주여성의 애로사항을 확인해 본 결과는 생활하기 불편한 점이 생각보다 무척 많았다”며 “외국인에 대한 불신이 깨지지 않는 한 이주여성들은 여전히 외국인 일뿐이다”고 밝혔다.
김보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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