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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와 현대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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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와 현대미술
  • 전민일보
  • 승인 2019.09.24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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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지를 이용한 한국작가들의 작업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고 세계미술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제 한지는 단순히 재료적인 소재 역할을 뛰어 넘어 그 질료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한지를 질료적 가치로 의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물성과 타 재료와의 차별성에 매료 되었다는 말로도 해석된다.

한국미술에서 한지작업이 두드러지게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후반 무렵 추상표현주의 앵포르멜(비정형미술) 회화와 그 궤를 함께한다. 한지가 지닌 문화적이고 정서적인 가치를 조형적으로 탐색해 가는 일군의 작가들이 모여 한지를 재료로 작품을 제작하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하면서다.

단지 서예와 공예재료로 인식되었던 한지에 대한 기존 관념을 무너뜨리고 한지에 대한 이미지를 새롭게 하고자 기획되었던 대부분의 전시에서 한지가 적극적인 조형적 수단으로서 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한국미술이 세계 미술계에서 그 인정받아 한지를 사용한 앵포르멜 회화가 한국미술의 독보적인 미술양식으로 자리매김 되는 한지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한지에서 끄집어 올리는 정감들이 대개 과거나 전통과 같은 단어들과 연결되듯이 예로부터 한지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삶의 도구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시간과 공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이러한 통시적미감의 확인으로써 순수미술작가들은 그 회화적수단과 정신성을 발효시킬 수 있는 그릇으로 한지라는 매체를 택하게 되는 것이다.

매끌매끌하고 평면적인 양지가 아닌 거칠거칠하고 투박한 질감을 가지고 있어 토속적인 느낌이 드는 한지는 공예작가뿐만 아니라 회화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서로 다른 조형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한지 중에서도 가장 흔히 사용되는 것은 닥지인데 작가들은 완성된 형태의 닥지를 사용할 뿐만이 아니라 종이 제조공정에도 직접 참여하여 종이가 가공되기 이전에 펄프형태로 하나의 조형적 체험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닥종이가 가진 자연과의 친화적 물성을 그대로 작품화하는 것이다.

한지 자체의 재료적 특성에 약간의 작가의도를 개입만 해도 작품이 되는 한국 현대미술의 대명사로 한지가 독보적인 자리를 구축하게 되었다.

이밖에도 닥종이가 가장 한국적인 것의 본체로 파악하여 그 속에서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구체화하기도 한다.

그래서 세계적인 유명한 아트페어에서 한지작가의 작품이 솔드아웃(Sold out)되거나, 한지작가가 일약 세계적인 스타 미술가 대열에 합류하거나 급부상하기도 한다.

이는 종이 그 중에서도 한지를 그 자체 조형적인 매제로 인식하여 그것이 가진 질료적 가치와 정서적 근원지를 작품으로 탐구해 나가는 작가들과 그 결실들을 볼 수 있다. 또한 다른 나라의 작가들과의 차별화를 한지를 통해서 가능해졌다.

한지문화상품을 개발하고 디자인화 하는 작업도 역시 순수회화 작품을 응용하고 상품화하는 연장성상으로 볼 때 순수회화작가들의 한지물성추구에 대한 분석과 연구의 필요성은 절실히 요구된다.

특히 현대미술에서는 순수와 응용미술과의 구분이 사라지고 있으며, 순수미술의 장점을 살려 상품에 반영할 때 그 상품은 더욱 지고한 가치를 발하고 한층 업그레이드된 문화상품으로서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볼 때 한지작가들의 작업들이 더욱 활발한 창작력으로 고무되어 동서양 회화의 경계를 뛰어넘고 있는 이 시점에서 한지작가들의 작품에 사용된 기법과 조형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응용하여 상품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 구축이야말로 한지상품이 세계적인 상품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라 여겨진다.

그러므로 현대미술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한지의 조형적인 해석을 중심으로, 우리 전통 한지가 다양한 표현형식을 포괄하는 현대미술에서 어떻게 가능성 있는 새로운 소재로 등장했는지를 검토하고 앞으로의 한지예술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길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절실히 요구된다.

김선태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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