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은 하늘과 땅의 틈에 있다. 본질과 현상의 논의는 거기에서 시작된다. 수직은 개인과 세계가 추인한 상승과 하강의 형상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수직은 위계의 흔적을 띄고 있다. 수직은 질주의 속도를 갖는다.
지난달 31일부터 (재)전주문화재단 팔복예술공장 1층 중정과 3층 옥상에서 수직의 다층적 현상을 담는 전시 <수직의 안팎에서>가 진행되고 있다.
<수직의 안팎에서>는 팔복예술공장을 수직의 축으로 두고 그 안과 밖을 살피는 전시이다. 조각, 설치, 가드닝으로 구성된 전시는 지역의 중진 작가 강용면, 엄혁용, 채우승과 FoCA 2기 입주작가 김영란, 박진영, 안준영, 최은숙이 참여해 구조 비판과 보태니컬 실천을 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지역작가와 타지역작가, 입주작가와 초청작가가 섞여 안과 밖을 이루고 두 섹션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이들은 균질적인 전시장의 큐브 공간에서 나와 팔복예술공장의 곳곳 카페 <써니>의 외벽에서부터 옥상 물탱크 등 다양한 면에 작업을 배치하고 있다.
전시는 건축과 거주와 생태와 순환의 키워드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가 수직의 안팎에서 감각하려는 것은 자본주의의 어떤 위상학이다. 전시는 삶의 수직적 내달림 속에서 무엇을 고양시키고 무엇을 내려놓아야할지 묻고 있다.
휴관일인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첫 번째 섹션은 9월 29일까지 진행되며 두 번째 섹션은 작가가 가꾸는 가을과 겨울의 옥상 정원과 텃밭을 볼 수 있도록 내년 1월 27일(일)까지 이어진다.
매일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마감 30분 전까지 입장할 수 있다. 7일 오후 5시에는 오프닝 리셉션이 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팔복예술공장(063-211-0288)에 문의하면 된다.
한편, 팔복예술공장은 30년간 카세트테이프를 만들던 공장을 전시장과 아틀리에. 시민 예술놀이터로 리모델링하고 작년에 부분 개관했다.
지난 일 년간 팔복예술공장은 동시대의 시청각 예술 및 비디오&오디오 아트, 매체 실험, 지역 연구 등 창작, 실험, 전시 분야 전반에서 열성적으로 활동하는 국내외 작가를 지원하는 한편, 지역에 동시대 예술의 다양한 실천을 소개하는 특화된 허브로서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다. 또한 예술교육센터가 올해 9월 개관을 목표로 조성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