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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민주주의란?
전민일보  |  jmib@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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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17  10: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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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너희 오래 참고 참았던 의분이 터져
노도와 같이 거리로 거리로 몰려가던 그때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연구실 창턱에 기대 앉아
먼 산을 넋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오후 2시 거리에 나갔다가 비로소 나는
너희들 그 무엇으로 막을 수 없는 물결이
의사당 앞에 넘치고 있음을 알고 늬들 옆에서
우리는 너희의 불타는 눈망울을 보고 있었다.

이 시는 4·19혁명 보름 뒤인 5월 3일 고려대학보에 실린 조지훈선생의 ‘늬들 마음 우리가 안다’이다.

독재정권에 맞서 싸운 제자들에 대한 찬사와 세상을 외면했던 스승의 자기반성이 담겨져 있다.

올해로 59주년을 맞는 4·19 혁명, 그 거대한 분화구를 분출시킨 것은 마산상고 김주열 군의 참혹한 사진 한 장이었다.

은행원이 꿈이었던 그는 1960년 3월 15일 시위에 나갔다가 행방불명된다. 4주가 흐른 4월 11일 그는 경찰이 쏜 최루탄이 눈에 박힌 모습으로 마산 앞바다에 떠올랐다.

그의 시신은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4월 15일 새벽 고향인 남원 선산에 묻혔다. 그의 나이 갓 열일곱 살이었다.

그의 주검을 본 마산시민들은 차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였고, 들불처럼 번져나가 4·19혁명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그의 묘비에 ‘열사(烈士)’라는 두 글자를 새겨 넣었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를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는지 새삼 돌아보게 된다.

미국 토마스 제퍼슨의 말처럼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인지도 모른다.

그 찬란한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기 위해 4·19혁명을 시작으로 5·18민주화운동을 거쳐 6·10민주항쟁까지 수많은 사람이 피 흘리며 사라져갔으니 말이다. 그들의 고귀한 희생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지켜지고 발전해 나갈 수 있었다.

지난해 4·19정부기념식에서는 ‘오늘의 민주주의는 어떤 모습일까? 더 나아가 내일의 민주주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

각자가 생각하고 체감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토론이 끝나갈 즈음 사회자가 불쑥 국무총리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총리님 우리에게 민주주의는 무엇일까요?” 그때 국무총리의 답변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모든 분야에서 공정과 정의를 바로세우는 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민주주의지만, 한마디로 억울한 사람이 없는 세상이 완전한 민주세상입니다.”

그렇다. 민주주의는 억울한 사람이 없는, 평범한 사람이 주인인, 상식이 통하는 사회일 것이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선거에서 투표행위로만 인식하지 않았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민주주의는 그 안에 수많은 사람의 피와 땀과 눈물과 열정이 녹아 있다. 그리고 광장의 촛불에서 보았듯이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강력한 힘이 있다. 미래를 향한 희망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태어난 환경과 무관하게 꿈을 꾸고 그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사회, 모두가 주인이라는 확신이 서는 사회, 소수를 품고 함께 고민하는 사회, 그리고 원칙과 절차, 공정과 정의가 넘쳐나는 성숙한 사회, 그것이 우리가 가야할 민주주의가 아닐까?

김석기 전북동부보훈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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